반도체, 선박 등 ‘전방산업’ 실적 개선에도 ‘철강’, ‘석화’ 등 후방 산업 ‘위기’에 투자 심리 ‘위축’

2025-09-26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3년 7개월 연속 부정적인 가운데 특히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철강, 화학 등 후방 산업에 위기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후방산업은 최종 소비재를 생산하는 전방산업에 필수적인 기초 소재와 부품을 공급하는 산업이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후방산업은 국가 경제와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이룬다는 점에서 제조업의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가 96.3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작년 12월(97.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2022년 4월(99.1) 이래 43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조사 부문별로 투자 89.7, 고용 91.0, 자금 사정 91.6, 채산성 92.3, 수출 93.7, 내수 94.2, 재고 105.0 등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이었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넘으면 과잉으로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특히 투자 부문은 지난 5월(87.2)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80대로 하락했다. 이는 경기침체 장기화, 관세 등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과 기업 규제 강화 우려 등으로 투자에 대한 기업 불안심리가 높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 제조업 96.8, 비제조업 95.8을 기록했다. 제조업에선 비금속 소재 및 제품(75.0),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90.5),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92.9), 금속 및 금속가공(93.3), 석유정제 및 화학(93.5) 등 5개 업종의 부진이 전망됐다.

한경협은 “반도체, 자동차, 선박 등 주요 수출업종 중심의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후방 산업인 석화, 철강 등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부품·자재를 공급하는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부정적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비제조업에선 건설(82.2), 여가·숙박 및 외식(92.9), 정보통신(93.8)이 부진할 것으로 관측됐다.

호조 전망 업종은 제조업에선 전자 및 통신장비(115.8), 자동차 및 기타 운송장비(102.9)가 있고 비제조업에선 전문·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113.3)가 유일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 경영 여건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심리 위축은 경제 성장에 상당한 부담이 될 우려가 있다”며 “대외 통상환경 안정 노력과 함께 과감한 규제혁신을 통한 기업 경기심리 회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