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대주주 매각' 공시에도 LS에코에너지 순매수… 왜?

매도 신호에도 흔들림 없는 순매수 주가 한 달 새 4% 상승세 기록 "신사업 성장성 긍정 평가한 듯"

2025-09-24     양원모 기자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사옥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이하 연기금)가 LS에코에너지 지분을 6%대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대주주의 지분 매각 가능성 공시에도 흔들림 없는 매수세를 이어가면서, 기업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의 LS에코에너지 지분율은 올해 초 6.04%에 그쳤다. 하지만 꾸준히 순매수를 이어가며 지난 22일 기준 198만 753주, 지분율 6.47%까지 확대됐다. 불과 8개월 만에 0.43%p가 늘어난 셈이다. 보수적 성향의 연기금이 개별 종목에 6% 이상 비중을 두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대주주의 매각 공시 이후에도 매입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LS에코에너지는 지난달 21일 특수 관계자의 지분 매각 가능성을 사전 공시했다. 이 같은 발표는 보통 투자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다.

실제 시장 일각에서는 해당 공시를 '엑시트 신호'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연기금은 오히려 같은 기간 9만0259주를 추가 확보하며 매수세를 강화했다. 

주가 역시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공시 직후인 8월 22일 종가는 3만 8300원이었고, 한 달 뒤인 9월 22일 종가는 3만 9500원으로 약 4% 상승했다. 시장에선 기관 수요가 '방어막' 역할을 하며 주가를 지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기금이 투자를 확대한 건 LS에코에너지 신성장 사업에 대한 믿음 때문으로 보인다. 회사는 해저 케이블, 데이터 센터 인프라, 희토류 밸류체인을 3대 성장축으로 삼고 있다. 

해저케이블은 글로벌 해상 풍력 확대와 맞물려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데이터 센터 인프라는 전력 수요 급증에 따라 성장이 기대된다. 희토류 리사이클링 및 밸류체인 확장은 자원 안보와 ESG 흐름에 부합해 장기적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의 매각 공시가 있었음에도 연기금이 지분을 확대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며 "중장기적으로 회사가 추진하는 신사업의 성장성을 긍정 평가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