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연설대 오른 트럼프, “지금이 미국 황금기”…UN ‘폄훼’하고, NATO 향해서는 “사실상 전쟁자금 후원” 맹비난

2025-09-24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이후 6년 만(2020년은 화상연설)에 오른 유엔 총회 기조연설 연단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했다. 또, 유엔에 대해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만들어내고 있다”고 신랄한 비판을 이어갔다.

아울러 집권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내치(內治)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한편 국경, 무역, 이민 등 분야에서 자신의 고립주의적 정책의 우월성을 부각하면서 마치 훈계하듯, 다른 나라들이 이를 따르고 협조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을 공공연하게 탐내는 것으로 분석되는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내 행정부 출범 8개월 만에 우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나라가 됐으며, 그 어느 나라도 근접조차 하지 못한다”며 “미국은 지구사의 어느 나라보다 가장 강력한 경제, 국경, 군대, 우정, 정신을 지닌 축복받은 나라다. 지금이 진정 미국의 황금기”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자신이 전 세계의 분쟁 7개를 종식했다면서 유엔의 역할을 노골적으로 폄훼했다.

그는 “수백만 명의 생명을 구하고 전쟁을 막고 끝내는 일에 너무 바빠서 생각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유엔이 우리를 위해 거기에 있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엔의 목적은 무엇인가. 유엔은 엄청난 잠재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공허한 말뿐이고 이는 전쟁을 해결할 수 없다” 등으로 유엔의 존재 이유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이 가자지구 전쟁의 출구 해법으로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선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에게 잔혹 행위에 대한 지나친 보상이 될 것”이라며 불편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과 관련,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는 중국·인도를 지목하며 “전쟁의 주요 자금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러시아산 에너지를 구입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향해서도 “러시아가 전쟁을 끝낼 합의 준비가 안 됐다면 미국은 강력한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완벽히 돼 있다”며 “러시아 에너지 구매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모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4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인도·중국, 그리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까지 러시아산 석유 등을 완전히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사실상 전쟁 자금을 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이날 연설의 대부분을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한 세계 질서 주도 의지를 밝히는 데 할애한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 협력 의제의 하나로 생물학 무기 개발 종식 노력에 전 세계가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