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 발판 마련하는 우크라이나, 韓 기업에 ‘러브콜’…“한국과 새로운 ‘드니프로강의 기적’ 만들고파”

2025-09-23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아직 종료되지 않은 상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발생한 국가 대 국가 간의 가장 큰 규모의 전면전으로 기록중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만난데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또한 전쟁의 종식을 위해 힘쓰는 만큼 휴전 협정 이후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와의 전쟁 이후 재건을 위해 국내 산업계와의 접촉면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당장은 종전이 어렵다는 분석이 높지만 전쟁 기간이 오래된 만큼 이후를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6∼18일 한국에서 열린 ‘글로벌 인프라 협력 콘퍼런스’(GICC)에 참석차 방한한 쿨레바 부총리는 최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과 새로운 ‘드니프로강의 기적’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쿨레바 부총리는 방한 기간 교통, 에너지, 주택을 우선순위로 국내 관련 업계와 회의·협의를 진행했으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도 만났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대한민국 정부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에 관한 기본 협정을 비준했으며, 최근 이와 관련해 한국산 도시 간 전기 열차 20편성을 구매하기 위해 한국에 보낼 서한 초안을 승인하기도 했다. 쿨레바 부총리는 “구매는 투명하고 공개적인 경쟁 입찰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에는 문신학 1차관이 서울정부청사에서 마리나 데니슉 우크라이나 지역사회·영토개발부 차관과 면담하고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문 차관은 3년 이상 지속된 전쟁으로 심각한 피해를 본 우크라이나 국민과 지역사회에 안타까움을 표하고, 한국 역시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성장한 경험이 있는 만큼 우크라이나의 어려움에 깊이 공감한다고 밝혔다.

문 차관은 제조업 강국인 한국은 플랜트, 인프라 건설 및 전력 기자재 분야에서 우크라이나와 협력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세계적인 곡창지대를 보유한 우크라이나가 인공지능(AI) 등 첨단 성능을 탑재한 한국산 농기계와 협력한다면 농업 회복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협력을 제안했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우크라이나 영토개발부 차관 등 정부 관계자로 구성된 재건 연수단이 HD현대건설기계 울산캠퍼스를 방문해 굴착기와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재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연수단에는 우크라이나 영토개발부의 마리나 데니시우크 차관과 코스티안틴 코발추크 차관, 재건청 수호믈린 세르히 청장과 국가비상사태청 관계자 등 고위급 인사 10여명이 참가했다.

이번 방문은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와 한국건설기계연구원 주관 아래 이달 15∼21일까지 진행되는 ‘건설기계 역량 강화 초청 연수’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연수단은 이 기간에 건설장비 운용과 유지보수, 재난복구 및 친환경 시공 기술 등 재건에 필요한 노하우를 공유받고, 건설장비 공급 및 교육사업과의 연계 방안을 논의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는 전쟁 전 우크라이나 건설기계 시장에서 점유율 1,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판교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열린 콘퍼런스에도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