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의약품 관세 인상"… 車보다 더 무겁게 때리나
대법원 상고심 언급하며 관세 확정 의지 드러내 EU 원유 수입 중단·우크라이나 협상 필요성도 강조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관세 정책과 국제 현안 전반에 걸친 입장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타결된 자동차 관세 인하 협정을 두고 "타협은 없었다"고 못 박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유럽 연합(EU)과의 합의로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조정됐다. 이들은 그동안 아무런 관세를 내지 않았고, 이제 15%를 내고 있다"며 "반도체는 더 낼 수 있고, 의약품도 더 낼 수 있다"고 추가 관세 가능성을 언급했다.
관세 부과에 대한 법적 문제도 언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에 계류 중인 상호 관세 무효 소송 상고심과 관련해 "법률 전문가들은 '우리가 이겼다'고 말한다"면서도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대법원 구성에 대해선 "훌륭하고 공정하다"고 평가하며, 판결 결과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이 확정되면 미국 경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부유해질 것이다. 국민의 빚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다른 나라를 돕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 현안에 대한 생각도 거침 없이 밝혔다. 유럽 국가들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계속하는 점을 지적하며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한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역할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콕 짚어 "협상에 나서야 한다"며 알래스카 정상회담 당시에 대해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젤렌스키와 푸틴이 서로를 증오해 함께 앉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그들 사이에 앉아야 했다"고 회상했다.
EU와 일본의 대미 투자를 부각시키며 미국이 얻은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9500억 달러, 일본이 6500억 달러를 내고 있다. 과거에는 아무것도 내지 않던 국가들이 지금은 막대한 금액을 내고 있다"며 "중국의 펜타닐 관세가 30%이고, 301조 관련 품목을 포함하면 전체적으로 55%"라고 현 정부의 관세 수입 증가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부터 사흘간 영국을 국빈 방문한다. 찰스 3세 국왕과의 만남, 키어 스타머 총리와의 회담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