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2% 밑도는 저성장 ‘파고 (波高)’ 어떻게 넘나…수출 부진에 트럼프發 압박 ‘골머리’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우리나라 경제가 ‘저성장’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해 비상계엄 여파가 올해 상반기를 강타한 데다가 트럼프 대통령발 관세정책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우리 역시 이 ‘파고’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0%대 성장이 유력한 상황에서 정부는 내년 성장률도 1%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예측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사상 처음으로 성장률이 2년 연속 2%를 밑도는 저성장을 경험하게 된다.
지난달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각각 0.9%,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건설업 불황 등 영향으로 올해 1월 정부가 내놓은 수치(1.8%)의 절반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으로 마이너스 성장한 뒤로 5년 만에 가장 심한 불황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대에 그쳤다.
이 같은 저성장 국면은 과거와도 ‘다른’ 양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선 과거에서는 충격을 겪은 이듬해에는 기저효과 영향으로 성장률이 큰 폭 반등한 패턴과는 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성장률은 2020년 0.7% 뒷걸음쳤다가 다음 해 4.6% 뛰어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엔 0.8%로 쪼그라들었다가 곧이어 7.0% 급등했고 외환위기 때인 1998년에는 4.9% 하락했다가 1년 만에 11.6% 치솟았다.
하지만, 정부 전망대로라면 실질 GDP 성장률은 내년까지 2년 연속 2%를 밑돌게 된다. GDP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53년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 달 한국의 올해·내년 성장률을 각각 0.8%, 1.8%로 전망하면서 역시 ‘저성장’ 기조를 확인했다.
‘2년 연속 2% 미달’ 저성장 전망에 정부와 중앙은행, 국내외기관 간 이견이 크지 않은 셈이다.
올해 0%대 저성장의 기저효과에도 내년 성장률 반등세가 미미한 주된 이유는 ‘수출 부진’이다. 정부는 내년 민간소비(1.7%)와 건설투자(2.7%)는 회복될 것으로 봤지만 수출은 0.5%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자동차 등 품목관세와 상호관세 영향이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말바꾸기에 나서는 데다가 국내 근로자의 체포, 구금사태까지 더해지면서 불투명이 극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당장 1인당 GDP(국내총생산) 4만달러를 돌파하는 시점은 당초 예상보다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5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특히 IMF는 지난 4월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1인당 GDP가 3~4%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 2029년에야 4만341달러로 4만달러 선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3만4642달러, 내년 3만5880달러, 2027년 3만7367달러, 2028년 3만8850달러 등으로 완만하게 증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했다.
하지만,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IMF는 그 이유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오르고, 한국의 저성장 고착화 조짐이 뚜렷해지는 게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환율이 오르면 원화 가치가 하락해, 원화 기준 명목 GDP가 달러로 환산될 때 실제 달러 금액이 줄어들게 된다. 또 IMF가 올 7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0%에서 0.8%로 추가로 낮추면서 1인당 GDP 증가 속도는 더욱 느려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