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로직스 1공장, 파업→건설 중단 위기… 사업 차질 현실화되나

추석수당·조기 퇴근·셔틀버스 등 요구 집중 교섭 결렬 시 17일 파업 예고… 전면 파업 가능성도 2026년 준공 지연 땐 그룹 바이오 전략 차질 불가피

2025-09-11     양원모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 제1공장 조감도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롯데바이오로직스가 4조 6000억원을 투입해 송도에 조성하고 있는 바이오캠퍼스 1공장이 노조의 집단 행동으로 건설 중단 위기에 놓였다.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경인지부는 지난 10일 현장에서 집회를 열고 약 100명의 조합원이 참여한 가운데 ▲추석수당 ▲오후 4시 퇴근 ▲셔틀버스 운행을 요구하며 공장 부지를 행진했다.  

노조는 전날 열린 10차 임금·단체협약 교섭이 결렬되자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에 들어갔다. 11일 11차 교섭, 15일 최종 조정회의가 예정돼 있으나, 합의가 무산되면 17일 노동청 앞에서 파업을 공식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24일부터는 전면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가장 논란 여지가 큰 사안은 '셔틀버스'다. 노조는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을 사례로 들며 "출퇴근 셔틀버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현장의 주차 혼잡, 접촉 사고 문제를 발주처에 전가하는 게 타당하는지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노조는 주차 공간 부족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주처인 롯데바이오로직스와 시행사인 롯데건설이 부담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금 문제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노조는 "포괄임금제에 따라 10월 3일부터 12일까지 무임금 상태가 된다"며 "(이렇게 되면) 명절 기간 약 30%의 임금이 줄어든다"고 밝혔다. 그러나 건설업 특성상 단기 휴무가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이유로 파업을 시사하는 건 과도하다는 해석도 있다.

이번 갈등은 그룹의 바이오 전략에도 직접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바이오캠퍼스를 통해 각 12만 리터 규모의 생산 시설 3개를 구축, 총 36만 리터의 생산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1공장이 완공되면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캠퍼스의 4만 리터까지 합산해 총 16만 리터의 생산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2026년 준공, 2027년 상업 생산이 목표다.

바이오 사업은 그룹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이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며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신 부사장은 지난 9일 상량식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미래를 대표하는 회사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장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시작부터 미래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파업 예고에 대한)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