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오락가락 정책에 금값, 연일 사상 최고치…불확실성에 ‘금본위제’ 시대로 회귀?
[더퍼블릭=김미희 기자]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전 세계는 ‘값비싼’ 관세청구서를 받아들여야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과 ‘관세’를 무기로 전 세계를 압박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 또한 값비싼 고지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고용 사정이 나아지는 대신, 고용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을 향해 연일 ‘금리인하’를 압박했지만 트럼프 관세정책의 예상 밖 파고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준에서는 금리 인하 후과를 우려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달러 패권은 더 희미해졌고 금 가격은 상승중이다. 금 현물 가격은 8일(현지시간) 런던금시장협회(LBMA)에서 한때 온스당 3천646.29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된 금 선물 근월물(12월분) 가격은 전날보다 0.7% 상승한 온스당 3천677.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금값은 지난 1일 처음으로 3천500달러를 돌파했는데, 불과 1주일 만에 현물 기준으로도 3천600달러 선마저 넘어선 것이다.
금 투자업체 제이너 메탈스의 피터 그랜트 부사장은 단기적으로 금값이 3천700∼3천730달러까지 상승 모멘텀(추진력)을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예상과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금 가격을 가파르게 밀어올렸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증가하는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가 안전자산으로서 미 달러화의 매력을 떨어뜨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FT에 따르면 금값은 최근 3개월 새 9%, 올해 들어서는 무려 37%나 상승했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의 고용 보고서에서 고용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하를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오는 16∼17일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은 0.25%포인트 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하다고 보고 있다. 일부 트레이더는 일명 ‘빅컷(0.5%포인트 금리 인하)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금리 인하는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 국채 등 채권의 수익률 하락을 뜻하기 때문에 통상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동인으로 작동한다.
금은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기 때문에 미국채 실질금리가 하락할 때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리사 쿡 연준 이사의 해임을 시도하면서 연준 독립성에 대해 투자자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안전자산으로서 금 수요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하와 경제 불확실성 속에 안전자산인 금값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연준의 독립성이 훼손되고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미국채의 투자 비중을 금으로 일부 조정할 경우 금값이 온스당 5천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