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시험대 오른 장동혁式 중립기어....강경보수 청구서는 '변수'
[더퍼블릭=최얼 기자]강성 보수층의 지지로 당 대표로 당선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중도 확장과 지방선거 과제를 동시에 떠안았다. 이들의 결집으로 당선됐지만 최근 노선을 바꾸는 과정에서 정치적 채무를 어떻게 해소할 지가 최대 난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극단 성향 유튜버 전한길 씨와 고성국 박사 등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신들이 발휘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지도부를 향해 과도한 간섭을 시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 씨는 결선 직후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정계 은퇴를 압박한 데 이어, 자신은 자리에 관심이 없으니 이진숙 방통위원장에게 대구시장 공천을 양보하겠다는 식의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비록 유튜브에서의 발언이지만, 고 박사도 장동혁 지도부를 향해 공천권을 자유통일당·자유민주당·우리공화당·자유와혁신 등 극단 우파 정당과 나눠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는 전당대회에서 장 대표의 당선에 기여했다는 효능감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 대표는 당초 이들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강성지지층이라도 국민의힘을 지지해주는 국민들을 마다하는건 부적절하다는 취지의 입장이다.
다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강성 노선을 고수하기는 어렵다는 얘기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으로 인해 정권까지 더불어민주당에 내준 만큼, 지방선거 또한 국민의힘이 불리하다는 전망이 여전히 중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의 행보도 이를의식하듯 강성 지지층이 주장해온 혁신파 배척과 관련한 언급은 점차 사라지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접견이나 관련 메시지도 줄어들고 있다. 당내에서 계파 구분 없이 신망이 두터운 김도읍 정책위의장, 정희용 사무총장을 중용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지명직 최고위원과 여의도연구원장 또한 중(도)·수(도권)·청(년)을 고려한 인사가 기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강성층의 반발이 단기적으로 있을 수는 있지만 결국 큰 틀에서 보면 이들 역시 보수 세력이기에 장 대표가 톤을 조절하며 점진적·순차적으로 변화를 시도할 것"이라며 "속도 조절이 필요한 시점이기에 지금 그런 행보를 보이는 것 아니냐"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