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애 외교무대 대뷔...北 4대세습 '가시화'

2025-09-03     최얼 기자
이미지-연합뉴스

[더퍼블릭=최얼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이번 전승절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외교가에서는 김정은이 중국의 항일전쟁 80주년 전승절 열병식 참석차 베이징에 가면서 김주애를 동반한 것은 ‘후계자’로 대외에 공식화한다는 의미가 강하다는 평가가 즐비하다. 2013년생에 불과한 김주애가 김씨 왕조의 후계자 후보로 세계 무대에 등장한 것이 가부장적인 문화의 북한에서는 이색적인 광경이기 때문이다. 

김주애의 모습은 2022년 11월 19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의 발사 성공 보도를 통해 처음 대외에 알려졌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사랑하는 자제분과 여사와 함께 나오시어 발사 과정을 지도했다”며 하얀 코트를 입은 김주애의 모습을 공개했다. 

당초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예측한 전문가는 없었다. 가부장적 문화가 많이 남아 있는 북한에서 여성이 최고 지도자가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란 분석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김정은에게 2010년생인 장남이 있다는 첩보도 존재한다.국정원은 2017년 국회 정보위에 김정은이 셋째도 출산했다고 보고했지만 성별은 명확히 공인되지 않고 있다. 김주애를 차기 지도자로 볼 수 있는 요인이 거의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2022년 공개 이후 김주애를 향한 의전은 날이 갈수록 격상됐다. 어린 나이이지만 김정은과 주요 군 시설을 찾아 군부대 사열을 받거나 주석단에 앉았고, 엄마 리설주와 비슷한 머리 스타일에 굽 높은 구두를 신는 등 어른처럼 보이는 성숙한 모습이 주로 보도됐다. 지난 5월에는 주북 러시아 대사관에서 열린 러시아 전승절 기념 행사에 김정은과 동행하기까지 했다. 

이는 김주애가 차기 후계자로 부각된다는 점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북한의 4대 세습 또한 기정사실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인해 내년 1월쯤 개최가 예상되는 제9차 당대회에서 후계자 내정이 확정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김주애에 대한 우상화 작업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김주애가 아직 어리고 당의 공식 직함을 받기까지 7~8년이 소요되는 등 후계자 확정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변수도 남아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은 “북한이 대내외에 공개한 김주애의 현재 모습만 놓고 보면 후계자로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면서도 “김주애를 전면에 내세움으로서 핵·미사일 고도화에 질주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전략도 깔려 있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