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2.5% 동결…"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가계대출·집값 주시 속 신중론 우세…7월 이어 연속 동결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6·27 대출규제 약발이 다소 약화된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과도한 유동성 공급으로 가계대출 증가와 주택가격 상승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2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7월에 이어 2.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추세적으로 안정될지 조금 더 점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수도권 집값이 아직 불안한 만큼 한 차례 금리 동결 이후 시장 분위기를 살펴볼 것이라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한 상황에서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확대하기 부담스러운 점도 주요 고려 사항으로 지목된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연 4.25∼4.50%)는 한국보다 2.00%포인트 높아 역대 최대 수준이다. 여기서 우리만 금리를 낮출 경우 양국 금리 격차가 2.25%포인트 이상으로 더 벌어지면서 자본 유출 우려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의 6·27 대출 규제로 급한 불은 꺼졌다는 평가가 많지만, 서울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과열 조짐이 가시지 않았다.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하하더라도 집값 잡기에 나선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를 감안하면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시장 상황을 살펴본 뒤 결정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준금리 요인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었고, 이번 금리 동결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더울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는 "기준금리 동결은 어느 정도 부동산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며 "다만 기준금리는 시장금리와 차이가 있고, 이번 결정이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들은 기준금리보다 (대출) 상품금리를 보는데, 대출금리는 가산금리 조정 등으로 기준금리와 무관하게 변동할 수 있다"며 "상품금리에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를 느낄 수 없기 때문에 기준금리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기준금리 동결 조치는 부동산 시장에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금리 변수가 변했다면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동결했기 때문에 시장 상황과 전망도 동일하다"고 했다.
이어 "사업자나 일반인들에게는 기준금리보다 실제 대출금리 변동이 중요하다"며 "또 시차가 있기 때문에 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집값이 바로 오르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소비 절벽 등 실물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금리를 낮춰야 했다"며 "금리보다는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에 수요자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