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제조업 르네상스' 동맹 선언… 전략 산업·첨단 산업 협력 강화

李 대통령 "양국 간 전략적 투자·구매 통해 공급망 강화" 조선·원전·반도체·AI·바이오 등 다층적 협력 강조 기업인 37명 참석… 첨단·전략·공급망 협력 논의

2025-08-26     양원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윌라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서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의 발언 뒤 박수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한미 양국이 '제조업 르네상스'를 기치로 내세우며 전략 산업과 첨단 산업 전반에서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조선·원전·방산 등 전략 산업과 반도체·AI·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 구조를 고도화하고, 전략적 투자와 구매를 통해 공급망 연계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공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 기조연설에서 "양국이 윈윈할 수 있는 제조업 르네상스를 위해 협력의 범위를 넓히고 심화시켜야 한다"며 "양국 기업인들이 협력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직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략 산업 협력과 관련, 역사적 사례를 언급하며 한미 조선 산업 협력의 상징성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75년 전 한국전쟁 당시 미 해군의 활약을 통해 전세를 뒤집는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를 계승하는 차원에서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AI, 바이오 등 첨단 산업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행사에 참석한 양국 기업인들은 ▲첨단 산업 ▲전략 산업 ▲공급망 세 분야로 나눠 논의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지원과 공동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 미국의 혁신적 기술력과 한국의 제조 역량이 결합할 경우 세계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협력 범위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민간 기업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한국 기업들은 이날 약 1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 기업들이 함께할 수 있는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며 "동맹 관계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열기 위해 기업들의 노력이 중요하다. 정부도 기업 활동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닐 행사에는 양국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인들이 대거 참석해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한국 측에서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 경영진 16명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젠슨 황 NVIDIA CEO,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공동회장을 비롯해 보잉, 다나허,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등 대표 기업의 주요 인사 21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한미 양국의 상호 보완적 협력을 통해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에 의견을 모았다.

이번 라운드 테이블로 한미 양국 정상 간 협력 의지가 민간 기업 간 구체적 논의로 연결되면서, 앞으로 협력 사업들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공급망 협력은 양국 모두에게 전략적 과제인 만큼 공동 투자·구매를 통한 협력 구체화가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