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톺아보기]與지지율 하락에도...'정청래式 강공 드라이브' 계속
[더퍼블릭=최얼 기자]이재명 정부 들어 여권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데는 '정청래 지도부'의 멈추지 않는 강성 본색에 대한 중도층의 반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장 야당 대표와 마주 앉기조차 거부하고, '개혁 완수'라는 미명하에 쟁점 법안 입법을 몰아붙이는 거대 여당에합과 실용을 기대했던 민심이 조기에 등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에도 계속 진행중인 정청래 대표의 강공드라이브를 한 번 짚어보자. 정 대표는 전날(18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도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바로 옆자리에 착석했으나 눈길도 주지 않았다.
정 대표가 이날 '당 지지율 39.9%'(리얼미터 조사)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받았다. 그럼에도 '내란척결'을 근거로 여전히 제1야당을 무시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정 대표는 사흘 전 광복절 경축기념식에서도 제1야당 대표와의 의례적인 악수조차 거부한 바 있다.
정 대표는 추도사에서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면) '진정한 용서는 완전한 내란 세력 척결과 같은 말'이라고 하셨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불법 계엄에 동조한 내란 세력이며, 내란 세력은 단죄해야 한다'는 주장을 추도사를 빌려 재차 강조한 것이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에 "집권 여당이 야당을 대화의 상대방으로 인정하지 않고 말살해야 할 대상으로 규정하는 작금의 현실 앞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의 화합, 포용의 정치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고 받아쳤다. 실제 김 전 대통령은 사형선고를 받은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을 사면하는 등 포용행보를 보인 바 있다.
정 대표는 이날 '역사 내란' 프레임으로 공세를 확대하며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 일각을 정조준했다. 윤석열 정부 시절 임명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이 지난 15일 "광복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발언했던 것을 "망언"이라 규정하고, 일부 극우 성향 학자들이 주장하는 건국절 논란까지 끌고 와 "역사 내란 세력도 철저하게 척결해가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정 대표는 입법에서도 여전히 강공 드라이브를 펼치고 있다. 당장 정 대표는 21일로 예정된 8월 본회의에서 방송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상법 개정안 등의 입법을 서둘러 매듭 짓고 9월 정기국회에선 검찰·언론·사법 등 3대 개혁 입법까지 전진하겠다는 의지 역시 꺾지 않고 있는 상황.
그러나 거대 여당 대표의 강경 일변도는 민심의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이 여권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최대한 속도를 내더라도, 졸속이 되지 않도록 잘 챙겨달라", "민감한 핵심 쟁점이 있다면 더 많은 공론화 작업으로, 더 많은 갑론을박이 벌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속도조절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