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조국 사면' 눈치안보는 李대통령...원인은 16% 국힘 지지율

2025-08-09     최얼 기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연합뉴스)

[더퍼블릭=최얼 기자]법무부가 지난 7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를 8·15 특별사면·복권 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정치권에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정치인 사면을 줄곧 반대해왔던 국민의힘은 “조국혁신당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돕고 들이민 계산서에 결재하는 꼴”이라며 ”내로남불 시즌 2, 불공정 정부라는 이름을 지울 수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최근 각종 언론 등에서 나오고 있는 사면명단에 따르면,   이번 사면 명단에서 조 전 대표 뿐 아니라 그의 아내 정경심씨나 조 전 대표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 준 최강욱 전 의원 등도 대상으로 포함됐다고 한다. 

해당 인물들은 진보진영 인사라는 점과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있다. 

정치권에서는 조 전 대표가 사면 명단에 올랐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사면·복권 수순을 밟은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의 최종 결단이 남았지만, 법무부가 조 전 대표를 명단에 올린 건 이 대통령의 의중이 이미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와관련해 대통령실은 “오는 12일 국무회의를 거쳐 사면 대상들이 의결된 이후 공식 발표를 하게 되고, 그 과정에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에 대한 최종적인 결심이 있게 된다”는 입장을 전한 상황.

참고로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작년 12월 징역 2년이 확정돼 수감 중인터라, 형기를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이로인해 법조계에서는  ”고작 8개월 수감 후 사면되면 형기를 절반도 못 채우는 건데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차명 주식 거래 의혹으로 탈당한 이춘석 전 국회 법사위원장에 대한 제명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법조계 뿐 아니라 조 전 대표 사면논란에 정치권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특히 여권에서 일부에서도 조 전 대표 사면에 대한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타난다.

이번 사면명단에 조 전 대표 뿐 아니라 그의 아내 정경심씨나 조 전 대표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 준 최강욱 전 의원 등도 대상으로 포함된 만큼,  정권초 이재명 정부가 코드사면 논란에  불거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아울러 여권 내에선 정치적 계산에 의한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조 전 대표가 사면·복권되면 여권 내 유력한 차기 주자로 떠오르거나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도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은 “텃밭인 호남을 두고 민주당과 조국당 간 싸움이 시작되면 우리 당 입장에선 상황이 복잡해진다”고 했다. 

그러나 조 전 대표를 사면하지 않을 경우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반론도 여권 내에서 제기된다. 친여 진영 원로와 종교계 인사, 민주당 일부 의원은 이미 조 전 대표를 “윤석열 정부 검찰 조작의 희생양”으로 보고 공개적으로 사면을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인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의 발언 뒤 박수치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당연히 조 전 대표의 석방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광복절 특사에 국민적 지탄 대상이었던 조 전 대표가 포함됐다는 데 대해 국민과 함께 분노한다”고 했다.법조계 일각에서도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통합과 민생이라는 사면권 행사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야권 다른한편에서는 조 전 대표의 사면가능성이 국민의힘의 낮은 지지도때문에 높아진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야권이 지지율 부침을 겪고있는 만큼, 이 대통령이 조 전 대표 사면을 결정하는 것에 있어서 거리낌 없다는 관측이다. 

보수 성향 평론가인 최병묵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8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조국 전 대표의 사면에 따른 정치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았을리 없다"며 "하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워낙 낮아 사면을 시키더라도 우려할만한 역풍이 크지않을 것으로 판단하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연합뉴스)

국민의힘 지지율은 실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이후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NBS)가 지난 4∼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4%, 국민의힘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p하락한 16%로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7월 2주차 조사에서 19%를 기록하며 2020년 9월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명을 변경한 이후 20%선이 붕괴됐다.  이로인해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조 전 대표 사면조치를 취하더라도,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를 위협하기 어려워 보이는게 현실이다. 

한편 7일 발표된 NBS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응답률은 14.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