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 23개월 만 소폭 감소… 수도권 착공·분양도 동반 감소

6월 준공 후 미분양 2만6716가구, 전월比 1.1%↓ 상반기 수도권 착공 8.1%·분양 18.4% 감소 LH 미분양 매입 목표의 24.4% 불과… "특단의 조치 필요"

2025-07-31     양원모 기자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이 23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지만 수도권 착공, 분양 실적도 동반 감소하며 공급 부진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2025년 6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2만 6716가구로 전월 대비 1.1% 줄었다. 이는 2022년 7월 이후 23개월 만의 감소다. 전체 미분양 주택 역시 6만3 734가구로 전월보다 4.4% 줄며 지난 1월 정점을 찍은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에선 준공 후 미분양 감소분이 4.8% 줄어든 반면, 전체 물량의 83.5%가 몰려 있는 지방은 0.3% 감소에 그쳤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인천, 서울 순으로 줄었으나 경남, 강원 등 일부 지방은 오히려 증가했다.

공급 지표는 단기적으로 개선 신호를 보였다. 6월 주택 인허가(37.2%), 착공(89.8%), 준공(52.2%) 실적은 모두 전월 대비 증가했다. 세 가지 주요 공급 지표가 동시에 증가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다만 올해 상반기 누계 실적으로 보면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인허가는 7.6%, 착공은 18.9%, 분양은 39.6%, 준공은 6.4%씩 일제히 감소했다.

공급 부진은 특히 비수도권에서 심각했다. 상반기 착공 실적은 수도권이 8.1% 줄어든 반면, 비수도권은 32.8% 급감했다. 분양 실적 역시 수도권은 18.4% 감소했지만, 비수도권은 56.7%나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은 2만 942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2.9% 급증하며 대조를 이뤘다.

미분양 해소 속도가 더딘 배경에는 정부 매입 사업 부진과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지방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9% 하락, 0.95% 상승한 서울과 대비됐다. 광주(-0.22%), 대구(-0.20%) 등 미분양 적체 지역일수록 하락폭이 컸다.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추진하는 '지방 악성 미분양 3000호 매입'은 심의를 통과한 물량이 733가구로 전체 매입 예정 물량의 24.4%에 불과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안심 환매' 사업은 매입 가격이 분양가 50% 수준이라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 거래 시장에선 매매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6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은 7만3838건으로 전월 대비 17.8% 증가했으며, 서울 아파트는 49.8% 급증했다. 전월세 거래는 24만2405건으로 4.1% 감소했고, 상반기 월세 비중은 61.4%로 전년 대비 3.9%p 상승했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미분양 매물 매입과 관련해 '정부 의지'를 강조했다. 김 장관은 지난 29일 인사청문회에서 "재정 투입 등 여러 형태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현재 조건에서 계속한다면 답보 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