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보드 점령한 '케데헌 OST' 인기, K팝 주가는 '와르르'…하이브 사법 리스크 '영향'

증권가 "올 상반기 급등에 밸류에이션 부담 확대"

2025-07-30     안은혜 기자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한 장면 @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올 상반기 우상향 흐름을 보이던 엔터주가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 확대로 조정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특히 엔터 업종 대장주 하이브의 사법리스크가 엔터주 전반의 '투심'을 누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K팝의 새로운 잠재시장을 만들었단 평가가 이어지며 엔터주의 성장성은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터주 하이브는 이달 들어 전날까지 17.64% 하락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14.71%) 에스엠(-12.62%) JYP엔터(-6.33%) 등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고, 한·중 관계 개선 기대로 중국 진출 기대감에 엔터주는 시장의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실제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올 상반기에만 107.86% 급등했고, 에스엠과 하이브도 각각 86.51%, 59.77% 오르는 등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엔터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확대되면서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진단했다. 대장주의 사법리스크와 실적 불확실성 확대로 당분간 주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벨류에이션 부담에 더해 시장이 미국 관세 정책에 둔감해졌고, 새 정부 출범 후 다른 업종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면서 차익 실현성 매도세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경찰과 금융당국이 하이브 상장 과정에서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로 방시혁 의장을 수사하고 나선 것도 엔터주 전반의 투심을 누르는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국세청도 하이브를 상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방 의장은 하이브가 상장되기 전 2019년 벤처캐피털 등 기존 하이브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속인 뒤, 하이브 임원들이 출자·설립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팔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하이브 상장 후 SPC는 보유 주식을 매각했고, 방 의장은 사전에 맺은 주주간 계약에 따라 SPC 매각 차익의 30%를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상장 후 약 4000억 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터 기업의 2분기 실적 전망을 살펴보면 하이브는 주식 보상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하방 압력이 존재하고, 에스엠은 콘텐츠 제작비 증가세에 따른 마진 부담, JYP는 스트레이키즈의 글로벌 투어 회당 게런티에 대한 애널리스트 추정치 간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 추정 변동성이 커지고 있고,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부담 요인"이라고 했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케데헌'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삽입곡(OST) '골든(Golden)'은 미국 빌보드 글로벌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엔터주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케데헌'의 흥행이 K팝의 새로운 잠재시장을 만들었다고 본다"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결국 잠재시장을 넓혀가는 흐름이 확인된 만큼, 리레이팅(재평가) 근거로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케데헌'을 통해 세계 음악시장에서 K-POP아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보여줬고 BTS·스트레이키즈·블랙핑크·트와이스 등 K-POP 톱 티어 아티스트들이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영향력 있는 메가 아티스트의 활동 재개는 K-POP 시장 전반에 온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했다. 

임 연구원도 "중장기적으로는 공연·MD 중심의 구조적 성장 흐름이 유효한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실적 발표와 4분기 이벤트 일정 발표가 주가 반등의 변곡점이 될 수 있고, 이후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