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필수로 떠오른 전력(電力) 수급…데이터센터‧원전 확보에 ‘요금체계’도 ‘화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인공지능(AI) 산업 발달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원전 에너지 또한 수요가 급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11개월 동안 수도권에만 데이터센터 사용 목적으로 원자력 발전소 20기 규모의 전기 사용 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29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에서 제출받은 전력계통영향평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 6월까지 데이터센터 목적으로 한전에 전기 사용 신청서를 낸 건수는 총 290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67%인 195건이 수도권 전기 사용으로 접수됐다. 수도권에 접수된 195건 전기 용량은 20GW(기가와트)다. 이는 1GW급 원전 20기를 가동해야 만들 수 있는 규모다.
AI 수요가 증가하면서 데이터센터 경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다만 전력수요 역시 비상이다. 실제 미국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플랫폼 등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들의 전기 수요 증가로 인해 많은 주민이 더 많은 전기요금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평균적인 가구를 기준으로 뉴저지주 트렌턴에서 전기요금이 26달러 올랐다. 필라델피아에선 약 17달러, 피츠버그에선 10달러,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선 27달러가 각각 올랐다.
콜럼버스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력회사 AEP 오하이오의 표준요금제를 사용하는 가구는 지난 6월부터 데이터 센터의 수요로 인해 월 20달러를 더 내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이에 오하이오주 에너지 규제 당국은 이달 초 빅테크 반발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로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망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수혜자인 데이터센터들이 더 많이 부담하도록 결정했다.
국내에도 전력 확보를 위한 비상이 걸렸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또한 인사청문회 당시 원전의 필요성을 인정한 바 있다. 김 장관은 당시 원전 관련 질의에서 “원전은 무탄소 에너지원 중 하나”라며 “전력 수급 및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 등을 위해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원의 조화로운 구성이 중요하다”고 답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인공지능(AI) 산업 발달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세계적으로 원전 건설 확대되고 향후 글로벌 SMR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 장관은 “체코 원전 후속 수주 등 유럽 시장과 함께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해 수출 시장 다변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형 소형모듈원자로(SMR), 차세대 핵연료 개발 등을 통해 중장기 기술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원전 설비 수출을 활성화해 중소·중견기업 수출 활동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했다.
또 요금체계도 ‘과제’다. 앞서 미국은 빅테크 반발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센터로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망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수혜자인 데이터센터들이 더 많이 부담하도록 결정했다.
반면 시장경쟁을 위해 요금을 ‘차별화’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SK그룹 회장)은 18일 “데이터센터 운영비 85%가 전기요금이다. 데이터 산업은 전기 잡아먹는 하마”라며 “전기요금을 싸게 만들어야 한다. 대한상의도 수도 없이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요금을 책정하는 지도가 달라져야 한다. 발전소에서 가까운 곳은 싸져야 하고 멀수록 비싸져야 한다”며 “유가 자유화 이전 옛날에는 전국 기름값이 똑같았지만 지금 그렇다면 이상하지 않나. 동일한 전기요금을 똑같이 계속 받겠다는 건 잘못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