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효과? 본격 반등?… LG에너지솔루션 주가 급등에 '엇갈린 시각'
넉 달 만에 36만원대 회복, 시총 3위 입지 다져 LFP 배터리 진출과 특허 소송 승리 '겹호재' 전기차 시장 불확실성 여전, 투자 신중론도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오랜 침체를 끝내고 상승세에 시동을 건 LG에너지솔루션의 장기 흥행 가능성을 놓고 엇갈린 분석이 나온다.
지난 24일 한국거래소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9.36%(3만1500원) 상승한 36만 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약 4개월 만에 다시 회복한 36만원대 가격이며, 하루 9%대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 총액은 하루 사이에 7조3710억원이 증가하여 총 86조 1120억원을 기록했고, 유가 증권 시장 시총 3위 자리를 굳혔다. 주가 급등은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강한 매수세가 주도했다. 개인이 1826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와중에도 기관은 1136억원, 외국인은 732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견인했다.
주가 상승 배경으로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사업에 대한 시장 기대와 중국 업체와의 특허 소송에서 잇따른 승소가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삼원계 배터리에 집중했던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중국산 LFP 배터리에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와 부품 사용에 따른 보조금 지급 중단, 고율 관세 부과 등 강력한 대중 견제를 실시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미 에너지 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하고 있으며, GM과 협력하여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미국에서 생산할 계획을 밝혔다. 중국에 대한 원자재 및 부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노력도 추진 중이다. 최근 SK넥실리스와의 동박 공급 협력 논의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중국 신왕다와의 특허 소송에서 독일 법원이 LG에너지솔루션의 손을 들어준 점도 주가 상승 요인으로 언급된다. 독일 법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신왕다를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전극 및 분리막 기술 관련 특허 소송에서 LG에너지솔루션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신왕다가 제조한 배터리가 LG의 핵심 특허를 침해했다"고 판단하고, 독일 내 판매 금지 및 손해 배상을 명령했다. 업계에서는 특허 소송의 결과가 LG에너지솔루션의 기술적 우위 및 시장 지배력 강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는 최근 급등세가 장기적 상승 기조로 이어질지 회의적 시선도 있다. 미국 정부가 최근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을 통과시키면서 기존 2032년까지로 예정됐던 전기차 세액 공제 혜택이 올해 9월 30일자로 조기 종료된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이에 미국의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약 27% 급감할 것으로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 역시 최근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우려를 키웠다. 테슬라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 영업 이익은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 경영자(CEO)는 최근 투자자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몇 분기 동안 힘든 시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장기적 주가 흐름은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