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AI 선발전' 공정한 평가 될까…정부 요직에 LG·네이버 출신 포진

내달 5개팀 선정해 개발 돌입 "2000억 투입"

2025-07-23     안은혜 기자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국가대표 인공지능(AI)' 선발전에 15팀이 지원했다. 이번 사업을 주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AI미래기획수석 요직에 참가 기업 출신의 인사들이 포진해 있어 공정성 여부에 촉각이 세워질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0일부터 한 달 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 참여팀을 공모한 결과, 총 15개 정예팀이 접수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에 참가한 AI 기업·기관 등 컨소시엄은 네이버클라우드, 루닛,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바이오넥서스, 사이오닉에이아이,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정션메드, 카카오, KT, 코난테크놀로지, 파이온코퍼레이션, KAIST 등이다.

SK텔레콤은 크래프톤과 라이너, 리벨리온, 셀렉트스타, 포티투닷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꾸렸고, 의료 AI 기업 루닛은 일산병원과 트릴리온랩스, 카카오헬스케어와 협업한다. 

KAIST 교수진은 미국 스탠퍼드대, 위스콘신대 소속 AI 연구팀과 KAIST 교원 창업기업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주관기업으로 출전했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해외 모델의 파인튜닝(미세 조정) 등으로 개발한 파생형 모델이 아니라 설계부터 사전 학습 과정 등을 수행한 국산 모델을 말한다. 

이 프로젝트는 AI 기업에 컴퓨팅 인프라를 집중 지원해 국산 LLM(거대언어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버린 AI(주권형 AI)'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해외 빅테크 의존도를 낮추고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정부는 올해에만 이 사업에 193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제출 서류의 적합성 검토, 서면 평가, 발표 평가, 사업비 심의·조정 등 절차를 거쳐 다음달 초 5개 팀을 선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선정된 기업에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 인재를 집중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GPU는 사업 첫해 엔비디아의 H100 1000개 또는 B200 500개를 지원한다. 

내년부터는 B200 1000개로 지원 규모를 늘린다. 아울러 2027년까지 총 628억 원을 들여 각 기업에 AI 모델 학습에 쓸 맞춤 데이터를 제공할 예정이다. 해외 우수 AI 연구자 영입에도 총 250억 원을 지원한다.

업계에서는 정부 주도의 '국가대표 AI 선발전'에 공정한 평가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요직에 경쟁사 대표가 포진해 있어 혹여나 점수를 더 주는 것 아니냐는 걱정에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배경훈 장관은 한 달 전까지 LG AI연구원을 이끌던 리더였다. LG의 경우 선발전 평가 첫날인 22일 'LG AI 토크 콘서트 2025'를 열어 AI 업계와 학계 관계자 300여 명이 몰렸다. 

또 다른 참가 기업 네이버 AI의 수장 하정우 센터장은 최근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으로 임명되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공정한 평가에 의구심을 갖게 된다는게 업계가 우려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측은 평가표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내부 개입 없이 외부 전문가가 평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올해 사업을 진행한 뒤 내년 상반기 4개 팀, 하반기 3개 팀을 거쳐 최종적으로 2027년 2개 팀을 남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