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무죄 확정에 삼성그룹株 '껑충'…삼성전자 3%↑

반도체·스마트폰 위기 타개 '주목'

2025-07-17     안은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해소됐다. @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년 간 이어졌던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삼성그룹주가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3% 넘게 오르며 반도체 업종 전반의 하락 압력을 상쇄시켰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000원(3.09%) 상승한 6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를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3.58%), 삼성생명(2.34%), 삼성물산(1.65%), 삼성SDI(1.65%), 삼성화재(1.60%), 호텔신라(1.17%), 삼성증권(0.66%) 등 삼성그룹주 전반이 강세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장중 18만89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날 대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에 대한 상고심에서 앞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 중 일부는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이며, 수집된 물증의 경우에도 재판에서 증거로 쓸 수 있는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등의 고법 판단이 그대로 인정됐다.

이번 결정으로 이 회장은 기소 후 4년 10개월 간 이어진 재판 일정을 완전히 마쳤다. 2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된 2016년 국정농단 의혹 사건까지 포함하면 10년 가까이 계속된 사법 리스크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김종중 전 미전실 전략팀장, 장충기 전 미전실 차장 등 나머지 피고인 13명도 무죄를 받았다.

이날 골드만삭스의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엇갈렸다. 골드만삭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가격이 내년부터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SK하이닉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이로 인해 SK하이닉스는 8.95% 급락했고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됐지만,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와 저가 매수세 유입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부진도 일부 만회했다.

오랜 기간 이 회장에 묶여있던 '족쇄'가 끊어지면서 삼성그룹에 산적해 있는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때다. 

삼성전자는 초격차를 자부해온 메모리 부문에서 인공지능(AI) 핵심 밸류체인이 된 고대역폭 메모리(HBM) 부문 시장 점유율 1위 자리가 위태로운 상황이다. 반도체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설계) 부문에서 이어지는 조 단위 적자를 벗어나는 것도 과제다.

스마트폰 사업 역시 애플에 프리미엄 시장 주도권을 뺏긴 채 중국 업체의 거센 추격에 시달리는 형국이다. 30년 가까이 그룹의 주력이었던 반도체와 모바일이 위기 속 활로를 찾지 못하면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2023년 현대차, 2024년 SK하이닉스에 밀려 2년 연속 국내 2위에 그쳤다.

반도체와 AI, 바이오 등 미래 신성장 산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으로 기술력 회복과 실적 개선을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