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IMF 우려”…최저임금, 역대 정부 첫 해 인상률 중 두 번째로 낮지만 재계 vs 중기, 반응 ‘엇갈려’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1만320원으로 결정됐지만 노조와 사측 모두 불편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내년 최저임금은 2008년 이후 17년 만에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 합의로 결정됐다. 노사공 합의로 최저임금이 결정된 것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도입 이후 8번째다. 이번 인상률은 1%대였던 올해(1.7%)나 2021년(1.5%)보다는 높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역대 정부 첫 해 인상률 중에서는 두 번째로 낮다.
대통령실은 11일 최저임금위원회가 근로자·사용자·공익위원(노사공) 합의로 내년도 최저임금을 합의한 것에 대해 “17년 만에 표결 없이 합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는 현재의 경제상황이 제2의 IMF와 같은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지명 후 첫 출근길에 “지금은 제2의 IMF와 같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민생과 통합 두 가지를 매일 매일 (마음에) 새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 또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8%로 굉장히 낮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8%, 취업자 증가율은 0.4%가 되는데, 이런 지표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작년보다는 올해가, 올해보다는 내년이 경기 상황이 안 좋은 걸로 판단되기 때문에 그런 지표들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이번 결정 과정에서 민노총 소속 위원 4명은 “사용자의 주장만을 반영한 안(案)은 저임금 강요를 위한 절차에 불과하다”며 퇴장했다.
반면 재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면서도 추후 민노총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입장문에서 “작금의 대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17년 만에 노사 합의를 통한 의사결정이 이뤄진 점은 높이 평가한다”며 “경제계도 새로운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필요한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소상공인측과 중소기업중앙회는 반발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현장의 충격과 부작용은 상당할 것”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는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2.9% 인상된 데 대해 “인건비 부담 증가, 경영난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