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압박에 업황 ‘불황’ 겹친 롯데케미칼‧SKC, 신용등급 하향…모그룹에도 영향 미치나

2025-07-08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올해 상반기 신용평가 3사 정기평가에서는 롯데그룹과 SK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도 하락이 두드러졌다. 석유 화학 산업의 불황이 길어진 데다가 미국발 관세 압박 등으로 영업 적자가 이어진 탓이다.

신용평가 3개사가 30일 롯데케미칼[011170]의 신용 등급을 영업 적자 지속을 이유로 잇따라 내렸다. 이 여파로 모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의 등급도 하향 조정됐다.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케미칼의 경우 기업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로, 롯데지주는 무보증사채와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각각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A1’에서 ‘A2+’로 변경했다.

한기평은 롯데케미칼의 등급 하향 사유로 계속되는 영업 적자로 저하된 재무안정성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점, 과잉 공급 상태가 지속되며 실적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자구 계획에 따라 차입금은 축소되겠지만 단기 내 유의미한 재무안정성 회복에는 이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롯데케미칼이 “최근 3년간 수요 부진, 증설 부담 등으로 올레핀계의 악화한 수급 환경 속에 기초화학 부문의 수익성이 저하된 결과, 전사 영업 적자가 지속됐다”고 전했다.

특히 “024년 중국의 증설 부담이 완화됐지만, 그간 누적된 초급 공급 부담이 해소되지 못하여 저율 가동이 지속됨에 따라 적자를 기록했다”며 “2025년 1분기에는 긍정적 환율 효과 등에도 불구하고 비우호적인 수급 여건, 대산 공장 정전에 따른 가동 차질 등으로 적자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도 저하에 따라 지주사인 롯데지주 신용도의 근간이 되는 통합 신용도도 하락하게 됐다, 한기평은 “롯데지주의 주력 계열사는 롯데쇼핑[023530], 롯데케미칼, 롯데칠성음료, 롯데웰푸드”라면서 “이들의 2022∼2024년 평균 가중치는 각각 48.4%, 31.7%, 10.3%, 9.6%”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도 정기평가를 통해 롯데케미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내렸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롯데케미칼의 장기 신용등급을 기존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아울러 한신평은 지난달 20일 SKC[011790]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단, 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내렸다.

한신평은 “주력 사업 부문의 동반 실적 부진으로 이익 창출력이 약화했다”면서 “2023년 하반기부터 화학 부문에 이어 이차전지 소재 사업도 영업적자로 전환하며 2023년부터 2개년 연속 연결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2025년 1분기까지 유사한 실적 추이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사업 양도 대금 추가 유입과 이차전지 소재 부문의 투자 감소 등에도 불구하고 약화한 이익 창출력과 비우호적인 업황 전망에 따른 더딘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영업창출현금을 통한 재무 부담 축소 규모는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장기적으로 이익 창출력 대비 높은 수준의 재무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