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경영진, 1년간 주식 1.3兆 팔아치웠다… 고점 회복→매도 러시

젠슨 황 CEO, 9개월 만에 매도 재개 이달에만 매도액 절반 이상 집중 주가 150달러 돌파가 방아쇠 초기 투자자·이사회 멤버들도 대거 동참

2025-06-30     양원모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엔비디아 경영진이 지난 1년간 10억 달러(약 1조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팔아치우며 대규모 현금화에 나섰다. 회사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젠슨 황 최고 경영자(CEO)를 비롯한 핵심 인사들이 본격적인 매도 러시에 가세한 것이다.

29일(이하 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공시를 바탕으로 자사주 매도를 추적하는 리서치 회사 '베리티데이터'를 인용, 이같이 보도했다. 베리티데이터에 따르면 1년간 이뤄진 매도액 가운데 절반이 넘는 5억 달러는 주가가 고공행진한 이달에 집중됐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7일 사상 최고치인 157.75달러로 마감했다. 

특히 엔비디아 최대 개인 주주인 젠슨 황 최고 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이후 약 9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달 자사주 매도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 3월 내부자 거래 방지를 위해 사전에 주식 매매 계획(10b5-1)을 등록했으며, 90일의 유예 기간을 거쳐 이달부터 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해당 계획에 따라 황 CEO는 올해 말까지 최대 600만주를 매각할 수 있다. 현 주가 수준으로 환산 시 9억 달러가 넘는 규모다. 포브스에 따르면 황 CEO의 순자산은 1380억 달러(약 186조 1758억원)로 추산된다. 

황 CEO 외 다른 핵심 인사들도 대량 매도에 동참했다. 엔비디아 초기 투자자이자 세콰이아 캐피털 출신인 마크 스티븐스 이사는 이달 5억 500만 달러 규모의 400만주 매각 계획을 알렸으며, 그중 2억 8800만 달러를 이미 처분했다. 

이사회 멤버인 텐치 콕스와 브룩 시웰은 이달 각각 1억 4300만 달러, 4800만 달러를 처분했다. 엔비디아의 글로벌 운영 담당 부사장인 제이 푸리도 지난 25일 2500만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각했다.

이 같은 대규모 매도 배경에는 엔비디아 주가의 급격한 상승이 있다. AI 관련 수요 증가에 대한 꾸준한 낙관론이 주가를 끌어올렸고,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약 3조 8490억 달러로 급증해 세계 시가 총액 1위 기업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시총 4조 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경영진과 초기 투자자들이 주가가 고점을 회복하자 본격적인 수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달 주가가 150달러를 돌파하면서 적절한 매도 시점으로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FT에 "황 CEO의 모든 매각은 3월에 사전 협의된 거래 계획의 하나로, 매각 가격과 시점이 정해져 있다"고 밝혔다. 사전에 등록된 계획에 따른 매도로 내부자 거래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