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토 방산협의체 출범에 K방산 '활짝'...유럽 진출 교두보 마련되나

2025-06-28     홍찬영 기자
k9 자주포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무기 도입 예산이 대폭 확대된 가운데, 한국 정부가 나토와 공식 방산협의체를 신설하며 국내 방산기업의 유럽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겹친 상황에서, K방산이 다시 한번 무기 수출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27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마크 루터 나토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한국-나토 간 국장급 방산협의체 신설에 합의했다.

협의체는 차세대 전력 공동개발, 무기체계의 상호운용성 강화, 공동 획득사업 참여 등 실무적인 방산 협력을 논의할 수 있는 공식 채널로 활용된다.

이번 합의는 단순한 외교 이벤트를 넘어 실질적인 수출 기회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마침 나토는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 확대를 선언한 상태다.

회원국 전체 방위비의 GDP 대비 지출 목표를 5%로 높였으며, 이 중 3.5%는 무기 도입 등 직접 군사비, 나머지 1.5%는 사이버 방산·AI 등 인프라 투자에 활용될 예정이다. 무기 조달 예산만 연간 3,850억 달러(약 520조원)로 확대된 셈이다.

특히 이번 협의체는 K-방산의 대표 품목인 지대공 유도무기, 자주포, 전투기, 전차 등 고부가 무기체계가 나토 표준에 맞춰 진입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루마니아에 천궁-II 수출을 추진 중인 LIG넥스원, 유럽 F-16 대체 시장을 노리는 KAI, K2 전차와 K9 자주포의 현지화를 진행 중인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이 대표적인 수혜 후보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유럽 자국 방산업계의 견제와 EU의 역내 무기 구매 확대 기조 등을 변수로 꼽지만, 전문가들은 중동·동유럽 중심의 수출 실적과 가격 대비 성능을 무기로 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화는 루마니아 K9 생산공장 설립, 현지 조선소 현대화 투자 등을 통해 유럽 내 생산기반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그간 나토는 공식 협력체계가 없어 정보교류나 입찰 참여에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협의체 신설은 제도적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향후 실무 채널을 통한 공동 개발·공동 마케팅 기회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K-방산은 지난해 폴란드와의 17조원 규모 무기 패키지 수출을 계기로 유럽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를 냈다. 여기에 나토와의 방산 파트너십이 더해지면서, 중장기적 유럽 수출 교두보 확보라는 또 하나의 전환점을 맞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