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컨트롤타워 새 얼굴…KDDX·천궁 분쟁 끝낼 열쇠될까
[더퍼블릭=홍찬영 기자] 새 정부가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민간 출신 인사를 지명하면서, 방위산업 정책의 조정 기능과 방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KDDX와 천궁Ⅱ 등 주요 무기체계를 둘러싼 업체 간 갈등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새 수장이 어떤 방식으로 균형을 잡고 협의를 이끌어낼지 관건이다.
2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신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방산 정책 전반에 대한 조정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개각을 단행하며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을 지명했다. 5·16 군사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민간인이 국방 수장에 지명된 사례다.
업계는 그간 KDDX(한국형 차기 구축함), 천궁Ⅱ 수출 등을 둘러싸고 반복돼온 기업 간 갈등과 사업 지연 문제를 안 후보자가 조정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방위사업청 주관의 사업을 둘러싼 업체 간 경쟁이 장기화되며, 군 전력 확보와 수출 전략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다. 선도함 건조 방식과 상세 설계를 둘러싸고, HD현대중공업은 수의계약을, 한화오션은 경쟁입찰을 요구하며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는 중이다.
방위사업청은 애초 수의계약 추진을 검토했지만, 한화 측의 강한 반발로 사업분과위원회 심의가 지연됐고, 이로 인해 사업 일정은 1년 이상 늦어진 상태다.
KDDX 사업은 방추위(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되며, 위원장은 국방부 장관이 맡는다. 새 장관이 취임하면 방사청 민간위원들의 이견을 조율하고 양사의 갈등을 해소할 묘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업계 갈등은 해외 수출 실패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11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호주 해군의 호위함 사업에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수주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는 한국이 경쟁 구도로 각각 참여한 것이 수주 실패의 원인 중 하나였다는 평가다. 현재 진행 중인 캐나다 잠수함 사업에서도 두 업체가 각각 참여하고 있으나, 협력 체계는 여전히 불완전하다는 지적이다.
유사한 갈등은 유도무기 수출 과정에서도 발생했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9월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궁Ⅱ(M-SAM II)의 이라크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나, 공동 개발사인 한화 측과 가격 및 납기 조건에 대한 사전 협의 없이 진행해 마찰을 빚었다. 양측은 이후 국회 및 경영진 회동을 거쳐 협력 기조를 확인했으며, 현재는 실무 협의가 진행 중이다.
천궁Ⅱ는 향후 L-SAM까지 포함한 한국형 방공체계 수출의 전례가 될 수 있어, 해당 갈등의 해소 여부는 중동 시장 공략 전략과도 직결된다는 평가다. 현재 천궁·L-SAM 개발에는 한화가 발사체·레이더를, LIG넥스원이 체계통합을 담당하고 있어, 역할 분담과 수익배분 문제는 향후에도 재점화될 여지가 있다.
업계는 안 후보자가 정책과 산업 현장을 모두 경험한 만큼, 방산업계의 구조적 갈등을 이해하고 조율할 수 있는 인물로 기대하고 있다.
KDDX, 천궁Ⅱ 등 주요 무기체계의 개발과 수출을 둘러싼 이해관계 조정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새 국방 수장이 업계 간 신뢰 회복과 정책 일관성 확보에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