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허니문 랠리' 이어져…외국인 이틀 간 2조 순매수

코스닥시장, 9일 하루 외국인 1516억 원 순매수

2025-06-10     안은혜 기자
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스크린에 원/달러 환율과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더퍼블릭=안은혜 기자] 이재명 정부 초반 '허니문 랠리'를 펼치고 있는 코스피 지수가 9일 종가 2855.77을 기록한데 이어 10일 0.59% 오른 2872.62로 출발했다. 

지난 2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승이다. 이재명 정부가 임기를 시작한 지난 4일부터 3거래일 간 코스피 지수는 156.80(5.8%)포인트나 올랐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새 정부의 상법 개정과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의지가 외국인 투자를 이끌면서 '코스피 지수 3000'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코스피에서 14조5000억 원어치를 내다 팔았던 외국인은 지난 5일 하루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9450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지난 4일(1조1313억 원)까지 더하면 이재명 대통령 집권 첫 이틀 만에 2조 원 이상을 순매수한 것이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정치적 변동성 리스크 해소 후 외국인 투자자의 본격적인 국내 증시 순매수세에 주목한다. 

지난 1~5월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전력, 두산에너빌리티, NAVER, LIG넥스원 등 방산·원전주들이었다. 이달 들어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도합 1조1450억 원어치 순매수되며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고객사들의 메모리 선구매 수요와 DDR4 생산 감축 기조로 D램 가격이 뛰고 있는 점 역시 두 기업에 호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이재명 정부 초대 정책실장에 국내 최대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 해시드의 싱크탱크인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이사를 맡았던 김용범 전 기재부 1차관이 선임됐다는 소식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카카오페이(29.92%)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카카오뱅크(20.21%), 카카오(16.03%) 등 카카오그룹주도 크게 올랐다. 이와 관련해 한화투자증권(9.26%), 우리기술투자(7.66%) 등 가상자산 관련 종목이 동반 상승했다.

시장에선 당분간 국내 증시가 외국인을 중심으로 한 수급 개선세와 더불어 정책에 대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란 평가다.

원화 가치가 상승 중이란 점도 외국인 투자자에겐 환차익으로 연결, 국내 증시 자금 유입 기대감을 높이고 있단 평가도 있다. 

지난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4.5원 내린 1359.6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1350원대에 거래된 것은 지난해 10월15일(1355.9원)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 밖에도 정규시장뿐만 아니라 프리마켓·애프터마켓 등을 운영하는 대체거래소(ATS) 넥스트레이드(NXT)가 안착하고 있다는 점도 증시 수급 강화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6월 일평균 NXT의 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은 7조553억원으로 17조6623억원을 기록한 한국거래소(KRX) 거래대금의 39.95%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지금 시장은 수출 성장·정책 수혜주,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재평가 업종 중심으로 수급이 유입되고 있다"며 "여기에 원화 강세로 외국인 투자자 수급이 추가 유입된다면 반도체·자동차·금융·지주 등 저밸류 업종들로 매수세가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지수 상승에도 우리 시장은 PBR(주가순자산비율) 0.9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존재한다"며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아직 해결되지 않았지만 향후 이 부분이 해소된다면 충분히 추가 상승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했다. 

미·중 회담 재개 움직임에 따라 미국 관세 우려도 정점을 통과하고 완화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진다. 아울러 상법개정 등 자본시장 정책 시행이 가시화가 외국인 수급을 지속시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9일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7.98포인트(1.06%) 오른 764.21로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04포인트(0.40%) 오른 759.27로 출발한 뒤 장 초반 760선을 중심으로 등락하다 장 후반 들어 오름폭을 확대했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1516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22억 원, 396억 원을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