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막판 결집' 신경 쓰였나... "무능한 정권" 박근혜 때린 이재명
박근혜 8년만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 직후 "무능" 직격탄 "거길 왜요?" 의아함 표시하며 보수 결집 움직임 견제 TK 30%대 득표 목표... "안동의 물과 쌀 먹고 자란" 정서적 호소
[더퍼블릭=양원모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년 만에 대구 공개 행보에 나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무능한 정권"이라고 직격했다. 박 전 대통령 행보가 TK 지역 보수 표심 결집 신호탄으로 읽히자 견제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2일 복수 매체에 따르면 이 후보는 지난 1일 고향인 경북 안동 유세에서 박 전 대통령을 "무능하다"고 지칭하며 "주변 사람들이 사고를 심하게 친 책임을 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의 그 무능과 국정농단도 우리가 촛불을 들어서 평화혁명으로 이겨내지 않았느냐"며 이번 대선 승리를 다짐했다.
이 후보의 발언은 박 전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직후 나왔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며칠 전 김문수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저를 보고 싶어한다는 말을 듣고 가슴이 뭉클해 인사드리러 오게 됐다"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2017년 대통령직 파면 이후 첫 공개 행보였다. 현장에는 유영하, 강대식,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이 동행했다.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직접적 지지 발언은 없었으나 사실상 김 후보 지지 행보로 평가됐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서문시장 방문 소식을 접한 뒤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 '박 전 대통령이 8년 만에 대구 서문시장에 나타났다'고 묻자 "장 보러 가실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은 것이다.
이에 사회자가 '김문수 후보를 위한 선거 운동 차원같다'고 하자 "진짜요? 거길 왜요?"라면서 "제가 안 본 것이라서 안 믿어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후보의 이 같은 반응은 민주당의 TK 표심 확대 전략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대구 21.60%, 경북 23.80%를 기록한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TK 지역 30%대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선거 운동 종료 하루 전인 지난 1일 안동 유세에서 "안동에서 태어났고, 안동의 물을 먹고, 안동의 쌀을 먹고, 안동의 풀을 먹고 자랐다"며 지역 감정에 호소했다. 그러면서 "경북 고향 분들은 왜 저를 어여삐 여겨주지 않나"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치권 관계자는 "TK에서 30% 이상 표를 내줄 경우 보수 진영은 선거 후 극심한 내홍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