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처럼 될래?…트럼프 2기 ‘엄포’ 속 MIT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 비판” 졸업반 회장 학위 수여식 ‘참석’ 금지

2025-06-02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反)유대주의 등을 이유로 미국 명문대학교인 하버드대에 대해 연일 국가 지원금을 줄이는 등의 ‘압박’에 나선 가운데 급기야 최근 졸업식 행사에서 반(反)이스라엘주의와 관련된 내용이 담긴 연설문을 읽은 매사추세츠공대(MIT) 학생에게 학교 측에서 학위 수여식 참석을 금지하는 징계를 내렸다.

앞서 미국 국토안보부는 하버드대가 캠퍼스 내 이스라엘 혐오 행위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중국 공산당과 협력하고 있다면서 외국 유학생들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연방법원이 하버드대가 낸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이 조치의 효력은 일시 중단됐으나, 법정 다툼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의 가처분신청 인용 이후에도 하버드대에 지급한 정부 보조금 30억 달러(약 4조1천억 원)를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는 등 추가 조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하버드대학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전쟁’을 택했지만 나머지 대학교의 경우 백악관에 물밑 접촉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1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이 정통한 소식통들은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학들이 이를 피하기 위해 백악관과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의 명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교내에서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전담하는 부서를 해체했다. CBS방송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MIT가 최근 DEI 전담 부서의 운영을 중단하고, DEI 담당 부총장 직책도 없앴다고 보도했다.

MIT는 지난 18개월간의 업무 평가를 기반으로 DEI 부서 해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내외에선 MIT의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2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는 MIT는 졸업반 회장인 메가 베무리라는 학생에게 30일 학위 수여식에 참석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다반 학위가 취소되지는 않았고 학위 증서를 우편으로 전달받게 된다고 한다.

베무리는 전날 캠퍼스에서 열린 졸업식에 학생 대표로 연설했다. 그런데 이 연설에서 그는 학교가 이스라엘 군대와 연구 협력 관계를 맺고 있고,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공격을 도우며 방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지구상에서 지우려 시도하는 것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며 “MIT가 그 일부분”이라고 했다. 졸업생 중 일부는 그의 연설을 들으며 환호성을 질렀고 팔레스타인 국기를 꺼내 흔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