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로 물가 올랐다? 그럼 금리 내려” 美 연준 압박하는 트럼프…파월 ‘사퇴’ 압박까지 ‘파장’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해임 가능성 시사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상보다 높은 관세로 물가 인상과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면서 연준이 물가와 성장 중 어디에 더 초점을 맞출지 선택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벌이고 있는 관세전쟁으로 인해 오히려 자국인 ‘미국’ 소비자가 더 고통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의장에게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하면서 그의 임기 중 퇴진을 공공연히 거론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 까지다.
독립적으로 통화정책 등을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 임기를 정해 놓은 미국 중앙은행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의 불만 표명 수준을 넘어 사퇴 압박성 발언까지 함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연준 이사(임기 14년) 중 1명이 겸임하게 돼 있는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임명하며 임기는 4년이다. 연준의 존립 근거인 연방준비법에 따르면 연준 이사는 정당한 사유에 의해서만 해임될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미국의 법률 전문가들은 정책상의 이견을 이유로 대통령이 연준 의장을 해임할 법적 권한은 없다는 해석에 동의하지만 그에 대한 연방 대법원의 명확한 판례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에 대한 불신임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면서도 그의 해임 대신 자진 사임 형식을 거론한 것도 이런 법적 논란 요인을 감안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정상회담 계기에 기자들의 관련 질문을 받자 “내가 그에게 (사임을) 요구하면 그는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와 잘 맞지 않는다”며 “나는 그에게 그것을 알리는 것”이라고 밝힌 뒤 “내가 그의 사임을 원하면 그는 매우 빨리 물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문제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비난을 받으면서도 임기 만료 전에 사임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