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개인 외화계좌 1000만 개 돌파...트래블카드·서학개미 영향
2025-03-05 손세희 기자
[더퍼블릭=손세희 기자] 여행 전용 카드의 인기와 해외 투자 열풍으로 국내 5대 은행의 개인 외화 계좌 수가 지난달 말 1000만 개를 넘어섰다. 불과 1년 2개월 만에 48% 급증한 수치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달 27일 기준 개인 외화 계좌 수는 1037만 7744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953만 1659개)보다 84만 6085개(8.9%), 2023년 말(703만 7739개) 대비 334만 개(47.5%)가 늘어난 것이다.
외화 계좌 급증의 배경에는 은행권이 출시한 여행 전용 카드의 인기를 들 수 있다. 해외여행이 다시 활성화되면서 환전 수수료 없이 외화를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트래블카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경우 개인 외화 계좌 수가 2023년 말 대비 2.7배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해외 주식 투자 열풍도 외화 계좌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한 은행 관계자는 “증권사와 연계해 별도 이체 없이 해외 주식을 매매할 수 있는 외화 통장 상품의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외화 계좌의 잔액은 지난해 9월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외화 계좌 잔액은 지난달 27일 기준 약 134억 달러로, 2023년 말(146억 달러)보다 줄어들었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환차익을 실현하기 위한 고객들의 인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