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전한길‧전광훈에 참패한 이재명...李집회참여 촉구에도 '반탄 12만 VS 찬탄 1.8만'
이재명 집회참여 총력전에도...'1.8만명 참여'찬탄집회, 반탄집회의 7분의1수준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 6.4만명 집결…문형배 진주대야고 동문도 나와 "죄송합니다" 세이브코리아 반탄집회 5.5만 참여...전한길 "이재명 민주당보면 '나치주의'" 전한길‧전광훈에 참패한 이재명...'극우몰이'에만 여념없는 민주당
[더퍼블릭=최얼 기자]3·1절을 맞은 토요일 오후 광화문, 여의도 등 서울 도심 각지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수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물론 탄핵찬성 집회도 서울 도심에서 있었지만, 그 차이는 탄핵반대 집회의 7분의 1수준에 불과했다.
그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3.1절 집회를 맞아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집회참여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이날 이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해 13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야당에서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이러한 장외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이 대표 뿐 아니라, 다른야당 대표들도 무대에 올라 연대와 집권, 내란 세력 청산 등 메시지를 내놨다. 이로인해 탄핵찬성 집회는 민주당 주도의 집회라기 보단, 조국혁신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다른 야당들이 주도한 집회로 비춰진다.
이 대표는 무대에 올라 "제가 아마 (지난해) 12월 3일 내란의 밤이 계속됐더라면, 연평도 가는 그 깊은 바닷속 어딘가쯤에서 '꽃게 밥'이 되고 있었을 것"이라며 "다행히 여러분이 함께 목숨 걸고 싸워주셔서 함께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됐다.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뗐다.
그는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주권자 국민을 배반하고 민주 공화국의 기본 질서와 가치를 부정하며 내란 반동에 동조하는 사람과 세력들이 있다"며 "헌정 질서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보수일 수 없다. 수구조차도 못 되는 반동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탈을 쓴 채 헌법과 법치를 파괴하는 이들을 넘어서서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며 "아직 내란은 끝나지 않았다. 빛의 혁명도 완성되지 않았다. 함께 손잡고 106년 전 이날 선대들이 외쳤던 것처럼 상식과 도의를 복구하자"고 덧붙였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 5당은 지난달 19일 '내란 종식 민주 헌정 수호 새로운 대한민국 원탁회의'를 출범하고, 내란 종식의 완수와 정치·사회·권력기관 개혁 및 민생 경제 살리기 등에 함께하자고 뜻을 모은 바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의지와 달리, 탄핵찬성집회 참여가 불거지지는 않는 모양새다. 이날 안국동 사거리에서 진행된 탄핵 촉구 집회에는 오후 4시50분 기준 1만8000여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참여했다.
광화문 ‘탄핵 반대’ 집회 6.4만명 집결…문형배 진주대야고 동문도 나와 "죄송합니다"
반면, 같은날 지근거리에서 개최한 전광훈 목사의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집회에서는 6만4000여명(경찰추산)의 참여자가 탄핵반대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표의 탄핵찬성 집회보다 3.5배 이상 많은 인원들이 탄핵반대 집회에 참여한 것이다.
이날 세종대로와 새문안로 등 광화문 일대에는 오전부터 집회에 참가하기 위한 행렬이 이어지며 혼잡한 상황이 발생했다. 지하철에서 내려 출구를 찾아 나오는 데만 15분 이상이 걸릴 정도였다. 광화문에서 열린 보수 집회는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 동상부터 시청역까지 약 1㎞ 구간의 전 차로를 차지하고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태극기·성조기와 ‘주사파 척결’ ‘대통령이 옳았다’ ‘간첩국회 즉각해산’ ‘사기탄핵 원천무효’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70~80대 고령층 참가자 중에는 해병이나 육군 특수부대 군복을 입고 “중공을 몰아내자”고 성토하는 사람도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영천, 부산, 구미, 경주, 삼척 등 지역명이 적힌 피켓 앞에 모여 ‘한미혈맹 we go together’ 등이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경찰 차벽으로 분리돼 차량 통행이 가능했던 새문안로에는 관광버스 수십 대가 길가에 정차한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집회 주최 측은 “광화문부터 숙명여대까지 794만명의 사람이 꽉 차게 모였다”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윤석열 대통령’ 연호를 유도했다. 이어 “이재명 구속, 문형배 구속, 민주당 해체, 공수처 해체” 등의 구호를 포효했다. 3·1절에 맞춰 “일제시대에 독립군이 있었다면 지금 대한민국을 지킬 사람은 우리”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광화문에서는 5선으로 국회부의장을 맡았던 심재철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현역으로는 국민의힘 박대출, 김석기, 강민국, 김종양, 이종욱 의원 등이 참석했다. 또한 주최 측은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 80여명도 집회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광화문 탄핵반대 집회에는 문형배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모교인 진주 대아고 동문들이 나와 국민앞에 사과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아고 문 대행의 9년 선배인 전 모 씨는 은사인 고 박종환 교장, 가난한 문 대행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장학금을 지급했던 고 김장하 남성문화재단 이사장을 호명하며 “정말 죽을 죄를 지었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세이브코리아 반탄집회 5.5만 참여...전한길 "이재명 민주당보면 '나치주의' 우리나라서 부활할 것"
한국사 1타강사 전한길씨가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한 세이브코리아 주최(손현보 부산세계로 교회 목사 주도) ‘3·1절 국가비상기도회’에서도 5만5000여명의 인원이 탄핵반대를 외친 것으로 확인됐다. 여의도 집회에서도 ‘이재명 대표가 주도한’탄핵찬성집회보다 3배가 많은 인원이 참여한 것이다. 여의도에서도 집회가 시작된 지 1시간여 만에 여의대로 편도 전 차로가 가득 찼다.
여의도에서는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와 나경원 의원이 나와 연설을 진행했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 최종 진술을 들으며 눈물이 났다. 나라 살리기 위해서 내가 고통스럽더라도, 가시밭길이더라도 이 길을 가겠다 결단했던 지도자의 모습을 봤다”며 “윤석열 대통령 복귀”를 외쳤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곳곳에 암약한 극좌파들이 대한민국의 법치도, 헌법 가치도 무너뜨리고 있어 이를 막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최근 헌법재판소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감사원의 직무감찰 대상이 아니라는 결정을 낸 것에 대해 “엊그제 헌재 판결은 경악을 금치 못한 판결이었다”며 “선관위에 대해서 면죄부를 줬다. 소쿠리 투표, 가족 채용 비리 선관위에 대해서 감사를 못한다고 하는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국민변호인단장을 맡은 석동현 변호사도 이날 여의도 집회에 참석해 “계엄을 해보니 더욱 확실해졌다”며 “국회와 정치권은 물론이고 경찰, 검찰, 공수처 같은 수사기관, 법원, 헌법재판소, 특히 선관위에서 불공정, 불법, 탈법, 비상식이 난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여러분들이 똑똑히 보고 계시지 않느냐. 이것이 내란이 아니냐”고 반문하며 “시민들이 이렇게 많이 모여 주셨고, 2030 청년들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대학생들은 청년들의 자발적 참가를 증명하려는 듯 학교 상징이 붙은 외투를 입기도 했다.
최서원 씨의 딸 정유라 씨도 집회에 참석했다. 단상에 오른 정씨는 “제가 이번 사태 이후 가장 많이 들은 말이 ‘쟤는 왜 엄마를 잡아넣고 자기 인생 망친 윤 대통령을 지지하냐’였다”며 “근데 저는 좌파들이 거짓선동으로 여러분들을 속이고 기만해서 그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지 윤 대통령을 원망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제가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탄핵을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며 “이것이 옳은 일이고 우리나라의 주권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한길 씨는 “만약 헌재가 탄핵안을 인용해 대통령을 파면한다면 세 가지 중요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첫째는 국가가 무너질 것이고, 두 번째로 국민들이 두 쪽이 나서 분열이 될 것이며, 세 번째 무리한 탄핵 인용을 심판한 재판관들은 결국은 대한민국에서 살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씨는 또 이 대표를 겨냥해 "이재명 민주당이 하는 짓거리를 보면 아마 독일 히틀러 나치주의가 우리나라에 부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한길‧전광훈에 참패한 이재명...'극우몰이'에만 여념없는 민주당
전반적으로 3.1절 집회는 탄핵찬반집회의 세를 과시하는 성격이 큰 것으로 평가 가능하다. 탄핵 찬성집회는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탄핵반대 집회는 전광훈 목사와 전한길씨 등 유명한 일반인을 중심으로 말이다.
그러나 두 집회의 참여 규모는 탄핵반대 집회참여가 7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왔다. 이재명 대표가 집회참여를 촉구하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탄핵찬성 집회참여가 지지부진 했던 것이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탄핵반대 집회참여자가 많은 것을 평가절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TV조선은 2일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관계자는 탄핵찬성 집회가 적은 것에 대해 “탄핵 자체를 확신하는 사람들이 많아 굳이 집회에 나갈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또 국민의힘과 여권지지층를 겨냥한 ‘극우몰이’에 힘쓰고 있다. 황정아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극우의 미몽에 빠져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다”며 국민의힘을 겨냥해 “윤석열의 지독한 망상과 궤변에 찬동하며 극우 정당임을 자처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도 역시 ‘극우’라는 단어를 포함시키며 국민의힘을 비판하는데 힘썼다. 그 역시 서면브리핑을 통해 “극우에 포획된 국민의힘”이라며 “국민의힘은 헌법의 사유화·도구화를 멈추고 극우의 절벽에서 물러나 국민과의 약속을 먼저 새기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탄핵반대 집회에 참여한 국민 대부분이 국민의힘 지지자라는 점이며, ‘극우’라는 단어가 피시즘과 전체주의를 내포한 단어라는 점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극우몰이’를 강력히 규탄하는 상황이다.
참고로 민주당 내에서도 극단적인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특히 김병주 의원이 ‘윤석열 참수’라는 글씨가 쓰어진 칼을 들고 지지자와 사진을 찍은 장면은 민주당내 극단주의 세력이 얼마나 팽배한 지를 나타내는 요소다.
즉, 민주당의 묻지마 ‘극우몰이’가 오히려 탄핵반대지지자들의 집회참여를 자극하면서, 본인들의 ‘극좌성향’을 강조하는 모양새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