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故 오요안나 사망 사건 축소·은폐 의혹 논란...제3노조 “축소‧은폐하려해”
[더퍼블릭=최얼 기자]MBC가 故 오요안나 기상캐스터 사망 사건과 관련해 조직적인 은폐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에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MBC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MBC노동조합(제3노조)은 22일 성명을 통해 “MBC가 지속적으로 故 오요안나 사망 사건을 덮으려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제3노조에 따르면, 현재 MBC는 외부 변호사 2명을 포함한 외부진상조사단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고용노동부도 근로감독관 13명을 파견해 진상 규명에 나선 상태다. 이 과정에서 MBC가 2019년부터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처리’ 내규를 시행하고 있음이 확인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내규에는 ‘지속적인 욕설 및 폭언’, ‘업무 능력 인정 회피 및 조롱’, ‘집단 따돌림 및 정보 배제’ 등이 직장 내 괴롭힘의 전형적 유형으로 명시돼 있다. 또한, 적용 대상에 직원뿐만 아니라 계약직, 협력직, 프리랜서, 출연자 등 모든 업무 수행자가 포함돼 있어 MBC가 오요안나가 프리랜서였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 18일 경영본부장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 “MBC는 오요안나가 프리랜서이므로 현재 진행 중인 조사는 근로기준법상의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MBC가 노골적으로 사건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MBC에서는 내부 포털 ‘엠포털’을 통해 부고를 공지하는데, 이를 위해 해당 직원 소속 부서장의 요청이 필요하다. 하지만 오요안나의 소속 부서인 보도국 간부들은 부고 요청을 하지 않았다.
MBC노조는 “보도국장과, 기상재난파트장이 故 오요안나의 장례식장에 조문을 다녀간 것이 확인됐음에도, 사내 부고를 알리지 않은 것은 조직적 은폐 의혹을 더욱 짙게 만든다”고 주장했다.
MBC가 꾸린 진상조사위원회의 위원 중 일부가 사건 관련 부서의 책임자로 활동했던 인물들이라는 점도 논란이다.
부고를 담당하는 경영지원팀과 인사팀을 총괄하는 경영지원국장이 조사위원으로 참여했으며, 당시 경영지원팀장이 정책기획팀장으로 이동해 역시 조사위원으로 임명됐다.
이에 대해 MBC노조는 “가해자가 조사위원이 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난 19일 MBC는 경영지원팀장과 인사팀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지만, 기존 인사팀장이 부고 담당 부서인 경영지원팀장으로 이동하는 등 책임 회피를 위한 인사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MBC노조는 “현재 회사 경영과 보도본부를 책임지는 박미나 경영본부장, 박장호 보도본부장, 박범수 보도국장 등을 직무에서 배제해야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MBC의 조직적 은폐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가운데,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이번 사건의 진상이 명확히 밝혀질지 주목되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