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부과에 金 이어 은‧구리도 ‘들썩’…시장 불확실성에 안전자산 선호 이어지나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미국의 관세 부과를 포함해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금값이 연일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올해 연말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3천100달러로 상향 조정했는데, 이는 지난달 전망치 3천달러에서 다시 높여 잡은 것이다.
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증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이은 금리 인하, 그리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투자자들의 우려 증가가 금값 상승의 ‘기폭제’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 해지를 ‘금’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금뿐만 아니라 은, 구리 등으로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ACE KRX금현물 ETF는 47.24% 급등한 반면, KODEX 은선물(H)은 16.43%, KODEX 구리선물(H)은 1.75%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금과 은·구리 간 수익률 격차가 크지 않다.
저평가된 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금이 최근 가파르게 오른 만큼 그보다 저평가된 자산에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특히 은과 구리는 귀금속 수요도 있지만 산업 수요도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원자재는 역사적 고점을 일종의 저항선으로 여기는데, 실질 가격 기준으로 이전 고점은 2차 오일쇼크가 발생한 1980년, 온스당 2946달러로 이미 그 수준에 도달했다”며 “3000달러대 단기 오버 슈팅은 가능하나 레벨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금의 차익 실현이 강하게 유발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도 한 몫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예고한 대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를 공식 발표했다. 앞서 수입 구리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뉴욕 상품거래소(COMEX)의 구리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 상승해 t당 1만 달러를 넘어섰다. 런던 가격보다 t당 800달러 이상 비싼 수준이다. 뉴욕과 런던시장 간 가격 차는 2020년 초 이후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판무레 리베럼의 톰 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장 가격이 높은 것은 왜곡된 시장을 반영한 것으로 ‘수요 증가’보다는 ‘공급 부족’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