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따리상 할인 관행 멈춰” 루이비통, 한국 백화점 겨냥한 ‘경고’
[더퍼블릭=유수진 기자] 세계적인 명품 패션 브랜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국내 주요 백화점에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과의 리베이트(판매수수료) 거래 관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혜택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다이궁이 루이비통 등 자사 제품을 낮은 가격에 구입한 뒤 자국으로 돌아가 되파는 사례가 많아지자 브랜드 가치를 훼손한다는 이유에서다.
11일 한국경제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이달 초 신세계, 현대 등 국내 주요 백화점에 ‘루이비통을 외국인 리베이트 환급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백화점이 ‘외국인 큰 손’을 상대로 구매액의 약 6%를 돌려주는 리베이트 제도를 운영하면서 최근 다이궁이 백화점에 몰리자 ‘다이궁 리베이트’로 변질됐다. 이번 공문은 한국 백화점 내 루이비통 매장에서 다이궁 판매를 사실상 금하는 것으로 읽힌다.
리베이트가 없으면 다이궁이 취할 수 있는 마진이 사라져 상품을 매입할 유인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와 아울러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 회장은 과거 다이궁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023년초 루이비통 실적 발표회 때 “일부 거래처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매출을 늘리려고 리셀러에 할인된 가격으로 물건 파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브랜드 이미지에 이것만큼 나쁜 게 없다”고 말했다.
당시 아르노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한국 면세점의 다이궁 상대 리베이트르 문제 삼고 ‘경고’를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다이궁의 이러한 명품 되팔기 매입처가 한국 백화점으로 확장된 건 1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초 다이궁의 주된 매입처는 면세점으로, 한국 면세점은 코로나19사태 이후 여행객이 급감하자 ‘대안’으로 다이궁을 들였다.
구매액의 40~50%를 송객수수료란 명목에 리베이트를 주었으나, 사실상 면세점의 상품 마진이 평균 35% 안팎인 것을 감안했을 때 밑지고 팔은 격이다.
하지만 중국 다이궁과의 ‘동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면세점이 다이궁 리베이트 때문에 줄줄이 적자의 영향을 보자, 지난해부터 리베이트를 중단했다. 롯데면세점은 올 들어 다이궁과의 거래 금지를 선언하기까지 했다.
거래처를 잃은 다이궁은 한국 백화점과 일본으로 매입처 다변화를 꾀했다. 다이궁은 한국 백화점에서 3대 명품 중 하나인 루이비통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에르메스와 샤넬은 대량 구매가 어려워 이들의 구매 목록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