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치솟자 원자재값도 상승…내년 분양가 더 오르나

2024-12-20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금리인하에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특히 연준은 금리인하 속도 조절 뿐만 아니라 금리인상으로 유턴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왔다.

연준은 18일(현지시간)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인플레이션 전망치(중간값)를 지난 9월의 2.1%에서 2.5%로 높이고, 내년 예상 금리인하 폭을 1.0%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낮췄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는 (금리 인하) 과정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그동안 기준금리를 100bp(1bp=0.01%포인트) 내렸고, 중립금리 수준에 현저하게 접근했다”라고 말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을 가속하지 않으면서도 고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질 금리 수준을 말한다. 이는 미국에 들어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무역 정책과 관세가 시행되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오르면서 연준의 업무가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고 짚었다.

이코노미스트 필 셔틀은 “내년 2분기에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오르고 연준이 7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했다.

이미 달러는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도 전날보다 16.4원 오른 1,451.9원으로 집계됐다.

종가 기준 환율이 1,450원선을 웃돈 것은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9년 3월 13일(1,483.5원)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특히 일각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이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상황이다.

이미 원/달러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수입물가가 오르면서 지난달 수입품을 포함하는 국내 공급물가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환율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데,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설 경우 관세로 인해 환율이 더 상승하고 이에 따라 수입물가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늘어난 원자재 가격을 인상할 수 밖에 없어 분양가 상승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환율이 1500원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에서 수입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건설 원자재 비용이 늘어나 분양가 인하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이는 만큼 우리나라도 추가 금리 인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국정 혼란에 공급 감소 등이 맞물려 내년 상반기까지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 부동산 수석위원은 “미국이 금리 인하를 두 차례로 제한하겠다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시 무리하게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내리면 또 다른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속도에 맞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