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약세장에 금융당국, 2000억 규모 밸류업펀드 자금 ‘집행’…시장, “트럼프發 우려에 일단 지켜봐야”
[더퍼블릭=김미희 기자]국내 증시가 전무후무한 약세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금융당국이 이번 주부터 2000억원 규모의 밸류업펀드 자금 집행을 개시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장의 기대는 낮은 분위기다.
현재의 약세장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앞으로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는 시각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을 폐기할 것으로 예고한 바 있는데, 이럴 경우 국내 기업들이 다시 셋팅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재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에서 대규모로 자급 집행을 하는 만큼 이를 지켜보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8일 금융당국이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 시장전문가와 함께 증시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국내 증시의 최근 낙폭은 과다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거래소 등은 이번 주부터 2000억원 규모의 밸류업펀드 자금 집행을 개시하고, 3000억원 규모의 추가 펀드 조성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높은 경각심을 갖고 시장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나가겠다”면서 “유관기관도 밸류업 펀드를 속도감 있게 집행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필요한 때 언제든지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의무 면제, 자사주 취득 한도 확대 등 시장안정 조치가 바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유관기관과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가 지속되면서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집중되고 전반적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미국 증시는 최고점을 경신 후 다소 조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향후 정책 동향에 따라 변동성이 높은 상황이 지속될 수 있고, 그 외 주요국은 미국 새 정부의 정책변화에 따른 유불리 전망 등에 따라 서로 다른 흐름이 나타나는 등 전반적으로 글로벌 증시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국내 증시의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 특성과 주력산업 관련 미국 새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은 있으나 최근의 낙폭은 다소 과다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시장 안정화에 나선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밸류업 펀드의 투입 시기나 규모에는 아쉬움을 드러내며 추후 역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9일 이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전진규 동국대 경영대학 교수는 “당국이 나선다는 것은 우리 증시의 주가가 굉장히 저평가된 구간이라는 걸 보여주는 신호”라면서도 “몇천억원 정도가 증시 수급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준서 한국증권학회장은 “최근 투자자의 우려가 지수에 과도하게 반영된 만큼, 밸류업 펀드의 가동이 단기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결국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 체제의 미국 경제가 어떻게 되느냐가 증시의 방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