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체크] “여성혐오 이어 프리미엄 A2 우유까지”...논란의 중심에 선 서울우유, 불씨 키운 마케팅

2024-09-24     이유정 기자

 

국내 유제품 시장의 거물인 서울우유가 최근 A2 우유, 그릭요거트 등 제품 마케팅으로 큰 논란에 휩싸였다.

A2 우유는 모유와 유사한 단백질 구조로 소화에 좋다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홍보됐으나, 소비자 단체 등은 실질적 차이가 없다고 비판하며, 고가 가격 정책을 문제 삼고 있다. 또한, 오는 2030년까지 A2제품 일원화를 두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릭요거트 역시 홍보 과정에서도 남성 혐오 논란을 피하려다 오히려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여성 혐오 논란을 겪었던 서울우유가 또다시 유사한 논란에 휘말리면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 전반에서 서울우유의 마케팅 전략이 소비자 신뢰를 잃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며, 소비자기만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우유가 신뢰 회복을 위해 투명한 정보 제공과 가격 인하, 진정성 있는 마케팅 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다시금 소비자들에게 신뢰받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우유의 A2 우유, 프리미엄 마케팅 논란에...소비자 불신 확산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가 최근 출시한 A2 우유 제품군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서울우유는 ▲서울우유 A2+ ▲서울우유 ABC우유 ▲서울우유 A2milk ▲서울우유 A2플러스 등 다양한 A2 우유 제품을 출시하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최경천 서울우유 상임이사는 “A2+ 우유는 유제품을 접하는 데 불편함을 가진 사람, 더 건강한 삶은 영위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우유”라며 “품질 혁신으로 역대 최고 시장 점유율을 달성한 ‘나 100%’에 이어 A2+우유로 시장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그러나 이 제품에 대한 소비자 단체 등의 반응은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과연 이 우유가 말 그대로 특별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고가 마케팅을 위한 상술에 불과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와 관련,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날짜넣기) A2 우유가 마치 고급 제품인 것처럼 과장된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A2 우유가 마치 프리미엄 제품인 것처럼 소비자들에게 과장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며 “A2 단백질 하나만으로 소비자들에게 고가의 우유를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우유의 A2 우유는 일반 우유와 달리 A2 베타카제인 단백질만을 함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A1 단백질이 소화를 방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으며, A2 단백질은 상대적으로 소화가 잘된다는 연구도 있지만 과학적으로 확고한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우유는 이 주장을 근거로 A2 우유를 ‘배앓이 없는 우유’로 마케팅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또한 A2 우유가 모유와 유사한 단백질 구조로 유당불내증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차별화된 건강 우유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A2 단백질이 모유와 유사한 구조를 지녀 소화 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감한 영유아의 장에서도 부드럽게 소화돼 A1과 A2 단백질 모두 함유된 일반 우유보다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마켓팅은 과학적으로 확고하게 뒷받침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A1 단백질이 소화를 방해한다는 연구는 제한적이고, 모든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소수의 연구에만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A2 우유는 소화가 민감한 일부 소비자들에게는 유용할 수 있지만, 대다수 소비자에게는 일반 우유와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A2 우유가 실제로 소비자들의 소화 문제를 얼마나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는 것.

또한, A2 우유는 유당불내증을 겪는 소비자들에게 소화를 돕는 우유로 혼동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유당불내증과는 무관하다. A2 우유는 단백질 구조만 다를 뿐 유당을 제거하는 락토프리 우유와는 다르기 때문에, 유당불내증을 해결하는 제품으로 오인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 때문에 소비자주권은 A2 우유가 과도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며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은 “A2 단백질이 소화에 더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락토프리 우유보다는 못하다. 즉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A2 우유를 먹고 탈이 나지 않는다고 100% 확신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들은 A2 우유를 통해 소화 불편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지만, 제품의 실질적인 효과는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서울우유의 마케팅이 지나치게 효과를 부풀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소비자들이 A2 우유로 소화 문제가 해결된다고 확신할 수 없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단체는 "A2 우유가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내세우지만, 실질적인 차별성은 거의 없다"며 "시중에 이미 판매되고 있는 '소화가 편한 우유'와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주권은 소비자들이 제품의 효용에 대한 혼란을 겪고 있으며, 마케팅 메시지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A2 우유 고가 논란...소비자 선택권과 장기적 전략에 대한 우려도

[사진=연합뉴스]

 

이번 A2 우유 논란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국내 유통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서울우유는 A2 우유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지만, 그만큼의 가격 인상에 대한 합리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소비자주권은 “A2 우유가 마치 프리미엄 제품인 것처럼 소비자들에게 과장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며 “A2 단백질 하나만으로 소비자들에게 고가의 우유를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실제 서울우유의 A2 우유는 일반 우유에 비해 약 30% 비싼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다. 서울우유의 A2 우유는 100ml당 504원으로, 일반 우유보다 약 134원이 비싸다. 수입 A2 우유와 비교해도 144원 정도 더 비싸다.

구체적으로 서울우유가 출시한 'A2+우유' 710ml 제품의 일부 대형마트 판매가격은 3580원, 일부 중소형 마트에서는 3700원에 팔리고 있다. 기존 '나100% 우유' 1000ml에 2980원인 것과 비교하면 용량은 적고 가격은 비싸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과연 정당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소비자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점에서 비롯된다. 그 효과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며 가격 인상을 정당화한다는 것이다.

고가 전략은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지만, 그 기반에는 명확한 제품 가치와 차별화가 필요하다. 효과가 불확실한 제품에 대한 마케팅이 결국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가 업계 전반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명목으로 소비자들에게 고가 우유를 판매하는 정택을 통해 수익 극대화를 위한 마케팅일 뿐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서울우유는 지난해 매출 2조1170억원, 영업이익 545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1.41%, 68.73% 증가했다. 국내 유제품 업계 중 매출이 2조원을 넘은 기업은 서울우유가 유일하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측은 프리미엄 우유로 소량 생산하다보니 가격이 비싸지만 앞으로 대량 생산하게 되면 단가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소비자주권은 서울우유가 마케팅 비용에만 집중하지 말고,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우유는 지나치게 높은 A2 우유 가격을 10% 이상 낮추는 것이 우선이며,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2026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외국산 우유가 대거 유입될 경우, 서울우유의 고가 전략은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020년 이후 외국산 우유 수입량은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에는 미국과 유럽산 유제품의 관세가 0%로 인하될 예정이다.

수입 우유의 관세가 철폐되면, 외국산 A2 우유는 국내산보다 절반 가까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가능성이 높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외국산 우유 수입량은 3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는 연간 5만 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 호주 등 대규모 젖소 목장에서 수입되는 외국산 우유는 L당 1500~1600원 수준으로, 국내산 우유의 절반 가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우유의 고가 A2 우유는 가격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주권은 “수입산 우유와 비교해 사육 환경 부분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며 “소비자들은 최근 목초육, 목초방목 계란 등 방목 환경에서 자란 식품을 선호한다. 넓은 초원에서 방목해 젖소를 기르는 것이 기본인 수입 A2 우유를 국내 환경에서 뛰어넘는 건 쉽지 않다”고 부연했다.

게다가 서울우유는 A2 우유를 주력 제품으로 삼고, 2030년까지 모든 우유 제품을 A2로 전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이 실현될 경우 소비자들은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고, 비싼 가격의 우유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A2 우유가 특정 소비자층에게 유용할 수 있지만, 유당불내증이 없는 다수의 소비자에게는 일반 우유가 더 적합할 수 있음에도 불필요하게 높은 가격을 지불하게 될 수 있다.

소비자주권은 “우유 섭취 시 배앓이나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은 일반 우유를 섭취해도 문제가 없는데 서울우유가 모든 제품을 A2 우유로 전환할 경우 소비자의 선택권이 좁아질 수 있다”며 “우유 가격만 더 비싸지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고 흰 우유를 시작으로 A2 원유를 사용한 락토프리, 유기농, 강화우유 등을 내놓으면서 얼마나 가격 인상을 할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서울우유, A2 우유 이어 그릭요거트까지...소비자 분노 폭팔

[사진=연합뉴스]

 

서울우유는 이번 A2 우유 논란 이전에도 여러 차례 논란을 불러일으킨 마케팅 실패 사례가 많다.

과거 2021년 여성을 젖소에 비유해 여성 혐오 논란을 일으킨 광고와 2003년 요구르트 누드 퍼포먼스 논란 등으로 서울우유는 여러 차례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왔다. 누드 퍼포먼스 당시 서울우유는 법적 처벌까지 받았으며, 당시 마케팅 직원이 공연음란죄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특히 최근 일어난 그릭요거트 논란은 서울우유가 과거에 겪었던 마케팅 실수들과 맞물려 더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우유가 그릭요거트 홍보를 위해 인플루언서들에게 제공한 가이드라인에 "요거트 뚜껑을 열거나 패키지를 잡을 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손동작을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이 포함되며 다시 한 번 논란이 불거졌다.

소비자들은 이 문구가 엄지와 검지를 이용한 ‘집게 손 모양’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며, 이는 남성 혐오 표현으로 사용된 손동작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제기했다. 이러한 과도한 자기 검열이 오히려 불필요한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서울우유가 남성 혐오 논란을 피하려다 오히려 여성 혐오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이 확산되면서 서울우유는 손동작 관련 가이드라인을 삭제했다. 과거 여러 마케팅 실패 경험이 있음에도 이번 마케팅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다시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서울우유가 과거 여성 혐오 논란에서 배우지 못한 채 또다시 비판의 대상이 된 것에 대해 남성 혐오 논란을 피하려다 오히려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A2 우유 논란 또한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면서 프리미엄 이미지에만 집중한 나머지, 제품의 실질적인 효용성보다 소비자의 기대와 요구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서울우유는 A2 우유에 대해 “프리미엄 제품이지만 소비자 요구를 반영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서울우유의 고가 마케팅에 대한 불만과 신뢰 상실을 여전히 표출하고 있다.

정리하면, 소비자들은 서울우유의 A2 우유 마케팅 전략과 최근 그릭요거트 홍보 과정 등에서 나타난 문제들에 대해 혼란과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 프리미엄 우유로 포장된 마케팅 전략이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들이 꼽힌다.

앞으로 서울우유가 국내 우유 시장에서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마케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실질적인 품질과 효용성에 기반 한 제품을 원하고 있다.

기업은 시장의 요구와 소비자 목소리를 더 면밀히 청취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함께 마케팅 전략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 서울우유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정보 제공과 합리적인 가격 정책 및 다양한 제품 선택권 보장을 우선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