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SK E&S 합병 ‘반대’ 국민연금,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에도 영향 미칠까…주주들 ‘촉각’

2024-08-26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그룹 사업 구조 개편을 추진 중인 SK와 두산을 바라보는 평가들이 엇갈리는 가운데, 두산그룹이 또 다른 암초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산그룹의 이번 합병은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완전자회사로 이전하는 사업 구조 개편을 발표했다.

하지만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주식 교환 비율은 1대 0.63으로 책정돼 두산밥캣이 저평가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두산그룹은 지난 16일 두산밥캣 분할,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에 관한 정정신고서를 금융당국에 다시 제출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이날 ‘합병과 주식의 포괄적 교환·이전과 관련한 정정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냈다.

금융감독원 요구로 지난 6일 1차 정정신고서를 낸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주주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도록 구조개편과 관련한 배경, 주주가치에 대한 결정 내용,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에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보완하라는 차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현재 그룹 사업 구조를 개편중인 SK그룹 외 두산그룹은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금감원에 합병에 관한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당초 SK이노베이션아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SK E&S와의 합병안을 처리할 방침이었지만 국민연금이 이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두산밥캣은 9월 25일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사업 재편안을 의결해야 하는데 또 다시 암초를 만난 것이다.

지난달 22일 국민연금기금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에 ‘반대’ 결정을 내렸다.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의 2대 주주로 주식 보유량은 6.2% 가까이 가지고 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는 22일 제10차 위원회를 열고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합병 반대 이유로는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을 들었다.

수책위 관계자는 “SK(그룹) 전체가 아니라 주주로서 우리가 투자한 SK이노베이션의 주식 가치가 어떻게 되는가를 보았고, 합병 비율을 고려했을 때 장기적인 측면에서 주주 가치 훼손이 우려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 범위에서 (합병가액) 할증도 가능한데 그런 면에서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의견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에 국민연금의 이 같은 결정이 두산그룹 사업구조 개편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산그룹의 분할합병 역시 일반주주들에게 불리하다는 비판이 거센 데다가, 국민연금이 언급한 ‘10% 할증 노력 부족’은 두산 역시 피해 갈 수 없는 지적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