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尹대통령 ‘몰카공작’에도 김건희 해명고려...이재명 아내 법카논란 해명은 언제?

尹-韓 갈등 봉합후...尹대통령, 김건희 여사의혹 해명 ‘고려중’ 尹해명 의지에도..김건희 공세수위 낮출생각 없는 '민주당' 尹때리기 나선 이재명+野...김혜경 경기도 법카유용논란엔 '침묵' '이재명 아내 법카' 공익제보자 "실명 밝히고 정확히 국민들께 밝히려" 尹 김건희 해명의 기대효과...김건희 리스크↓‧김혜경 법카유용 재조명 가능성↑

2024-01-27     최얼 기자
대선기간 대국민앞에서 사과하는 이재명 대표 아내 김혜경씨(왼쪽)과 김건희 여사(오른쪽, 당시 일반인 신분)

[더퍼블릭=최얼 기자]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 위원장간 갈등이 봉합(縫合)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윤 대통령이 아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의혹에 대한 대국민 해명을 고려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의혹이 몰카 공작에서 비롯된 논란임에도 불구하고, 김 여사 사건에 대한 해명촉구 목소리가 국민의힘 일부와 국민들 사이에서 불거지자, 윤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설득에 나서려는 모양새다.

영부인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해명이 실제 사과로까지 이뤄지게 된다면, 이는 대한민국 대통령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참고로 과거 권양숙 여사와 김정숙 여사 의혹이 불거질 당시에도, 대통령이 직접나서 사과한 경우는 없었다.

야권에서는 물론 김 여사에 대한 논란이 대통령의 해명으로만 끝낼 일이 아니라는 지적과 함께, 해명작업도 어쩔 수 없이 진행되는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난무한다. 대통령이 해명작업에 나선다 하더라도,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세 수위를 멈추지 않겠다는 의중인 셈이다.

그러나 민주당 역시, 당 대표의 아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가 법인카드 유용논란이 아직 제대로된 의혹해소가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은 공익제보자가 자신의 신분을 직접 드러내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공익제보자의 폭로에도 불구, 아내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논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을 내지 않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의 ‘김건희 여사 해명’이 자칫 이재명 대표 아내의 법인카드 유용논란에 대한 대국민 해명 여론으로까지 비화(飛火)될 수 있다는 것.

尹-韓 갈등 봉합후...尹대통령, 김건희 여사의혹 해명 ‘고려중’

23일 오후 충남 서천군 서천읍 불이 난 서천특화시장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김건희 여사가 자신의 논란에 대해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는 내용은 지난 23일 한 언론사 보도에서 시작됐다.

이날 TV조선 단독보도에 따르면, 김 여사는 여권 인사들의 사과요구가 제기됐던 지난 주 무렵 먼저 국민의힘 측에 사과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김 여사는 "제 불찰로 일이 커져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과를 해서 사안이 해결된다면 천번이고 만번이고 사과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김 여사는 사과할 경우 진정성 논란에 책임론까지 불붙듯 이슈가 커질 가능성을 언급하며, 대선 당시 학력 위조 논란에 공식 사과를 한 뒤 오히려 윤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한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고 TV조선측은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여사는 최종적으로 당 차원에서 사과를 결정하면 따르겠다는 의중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김 여사의 이런 입장에도 여권 내에서 사과 문제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팽팽하게 이어져 결론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 위원장이 만남 성사된 직후 상황은 반전된다. 이날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동시에 찾아 함께 점검했고, 일정을 마친 뒤 같은 열차를 타고 서울로 함께 올라왔다.

이에 두 사람에 대한 갈등이 봉합되는 분위기가 조성됐고, 다음날(24일) 윤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논란과 관련, 직접 국민들에게 설명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방송사 한 곳과 신년대담 형식으로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 등에 대해 설명하고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방송사로는 KBS가 유력하다.

여권 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논란을 모른척할 수 없다는 의견을 듣고, 이 같은 결정을 고심하게 됐다는 애기가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모른 척하고 그냥 넘어갈 수 있는 단계를 지났다’는 주위의 조언 속에 직접 의사를 밝히는 방안을 숙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선 방송사 한 곳과의 신년대담이 가장 유력하지만 최종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면서 “모든 경우의 수가 열려 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논란에 대한 재발 방지를 막기위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더해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촉발된 계기가 ‘정치 공작’이었던 점, 김 여사가 엄연히 함정취재의 피해자라는 점 등도 충분히 설명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열차회동 직후,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대국민 해명’움직임이 조성된 것이다.

대선기간 당시 법카유용 의혹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한 이재명대표의 아내 김혜경 씨(사진=채널A ‘동앵과 뉴스터디’ 방송화면 캡쳐)

 

尹-韓 갈등촉발과 민주당의 ‘김건희 공세’과정

국민의힘 김경율 비상대책위원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날(22일)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설이 불거진 이유는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김경율 비대위원의 발언에서 비롯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JTBC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의혹을 얘기하는 과정에서 ‘프랑스 사치의 대명사’ 마리앙뚜와네트를 빗댔다.

이후 국민의힘 비대위는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의 대항마로 김경률 비대위원을 투입하겠다고 공표했고, 윤재옥 원내대표는 명품백 수수의혹의 본질이 몰카공작이라는 입장을 내비치자 김 위원은 “TK의 시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후 이관섭 대통령실 실장과 윤 원내대표, 한 비대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여 얘기를 나눈 뒤, 한 위원장이 대통령실의 사퇴요구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기자들 앞에서 밝혀 윤-한 갈등이 대대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윤 대통령의 사과가 실제 이뤄지게 된다면, 이는 한 장관에게는 ‘윤석열의 아바타’, 윤 대통령에게는 ‘김건희 리스크’라는 정치적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김건희 여사의 사과촉구 여론이 7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한동훈 비대위원장 측의 의견을 수렴하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영부인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해명이 실제 사과로까지 이뤄지게 된다면, 이는 대한민국 대통령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참고로 과거 권양숙 여사와 김정숙 여사 의혹이 불거질 당시에도, 대통령이 직접나서 사과한 경우는 없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1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야권에서는 물론 윤 대통령의 해명검토 소식이 전해지고 있음에도, 김 여사의혹을 단순한 사과만으로 넘어갈 수 없다고 공세를 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25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이것을 계속 방치하고 있고 마치 사과하면 일이 끝날 것처럼 대통령실과 여당 측이 얘기하는 건 정말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명품백 관련된 것은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라 이것은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검찰 수사를 해야 할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자기들끼리 합의하면 법 적용을 예외로 한다 생각하나"라면서 "이전에도 수천만 원짜리 보석을 해외 때 착용한 거 때문에 논란이 되니까 지인으로부터 빌렸다는데 빌린 것 자체도 문제가 된다. 뇌물죄가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도 전날(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뇌물을 받았으면 수사를 받는 게 맞다. 범죄를 저질렀으면 수사 받고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국민의 눈높이는 특검을 거부하고, 수사를 회피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지위가 높고 권력이 있다고 져야 할 책임을 면제받는 게 국민 눈높이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대표는 "상식에 맞는 정치, 국민을 중심에 둔 정치가 이뤄져야 한다"며 "국민을 존중하고 나아가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두려워하는 정치가 바로 민주주의"라며, 여권과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공세를 폈다.

윤 대통령이 대국민 해명의지를 내비쳤음에도, 야권이 특검을 비롯한 김 여사에 대한 수사촉구를 더욱 가중 시키려는 모습이다.

尹사과가 긍정적으로 비춰지는 까닭...김건희 리스크↓‧김혜경 법카유용 재조명 가능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1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나 김 여사에 대한 야권의 수사촉구가 윤 대통령의 대국민 해명 이후에도 유용한 정치공세가 될 수 있을진 의문이다. 무엇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역시 배우자 김혜경 씨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논란을 리스크를 해소시키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혜경씨의 법카유용 논란은 대선기간 불거진 의혹으로, 김 씨를 보좌한 것으로 알려진 배소현 씨는 지난8월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배씨는 2010년 이 대표가 성남시장에 당선된 때부터 경기도지사 재임 시까지 성남시청과 경기도청 공무원으로 임용돼 김혜경씨를 보좌했었다.

배씨는 2018년 7월부터 2021년 9월까지 경기도 법인카드를 이용해 김씨의 개인 음식값 등을 결제하고, 김씨를 위해 약을 대리처방 받은 혐의(업무상 배임 등)도 받는다. 그러나 1심 선고가 나온 배 씨와 달리, 심부름에 대한 혜택을 받은 김혜경씨에 대한 수사속도는 미진한 상황이다.

심지어 김 씨의 법카유용 논란의 경우, 공익제보자 조명현(46)씨의 폭로까지 나왔다. 이재명·김혜경 부부의 법인카드 불법 사용·의전 의혹을 폭로한 조 씨는 이 대표 부부의 법인카드 유용내용을 담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법카>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조 씨는 지난 9일 서울에서 뉴스1 인터뷰에서 “계속 익명의 A씨로 남아 있었다면 법카 불법 사용에 대한 증인으로서 증언할 때 힘이 실리지 않는다. 당당하게 실명을 밝히고 나서야 이재명씨에 대해 국민들에게 정확히 알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공익제보 이유에 대해 강조했다.

본인의 신분을 드러냄과 동시에, 책까지 집필하면서 이 대표 부부의 법인카드 유용의혹에 대한 신빙성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대표과 민주당은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유용 논란에 대한 명확한 해명도 내놓지 않은채, 윤석열 대통령의 아내 문제에 대한 공세만 취하고 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의혹과 관련해 해명이나 사과라도 실천하게 된다면, 배우자 리스크에 대한 여론은 이재명 대표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에게 김건희 리스크를 경감시키는 효과만 가져다주는 것을 넘어, 정치권 안팎에서 ‘김혜경 리스크’가 또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결국,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 해명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부정여론 경감시킴과 동시에, 이재명 대표 아내의 법인카드 유용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