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마음대로 못 올리니‥유통가, 용량 줄이고 올리브 오일 100% 대신 ‘블렌딩’ 대체

2023-10-18     김미희 기자

[더퍼블릭=김미희 기자]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가뜩이나 높은 물가가 더 올라갈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당장 수입 물량 조달에는 큰 영향은 없지만 전쟁이 확산하면 수입 물품과 수입 물가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전쟁이 장기화하면 국제 정세 불안으로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이 올라 수입 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결국 전체 물가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인근에 주요 항로인 수에즈 운하가 있어 운송에 차질이 생길 우려도 있다.

이에 한덕수 국무총리는 17일 “서민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민생 안정을 도모할 규제 혁신을 과감히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또한 “모든 부처가 소관 분야의 물가를 면밀히 점검·대응하는 등 서민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지난달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수출·수입 제품 물가가 석 달 연속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9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100)는 139.67로 8월(135.68)보다 2.9% 상승했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환율은 1,329.47원으로 전월(1,318.47원)보다 0.8% 상승했다. 공산품 중에서는 유가 상승, 수요 증가 영향으로 석탄·석유제품(5.7%)과 화학제품(2.8%)이 상승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설탕 가격과 우유 가격까지 크게 치솟으면서 ‘밀크인플레이션’과 ‘슈가인플레이션’ 합성어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일부로 원유 가격이 리터(L)당 88원(8.8%) 인상되면서 주요 우유 제조사들이 제품 가격을 일제히 4∼9% 오르면서 ‘밀크인플레이션’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무턱대로 가격을 인상하지 못해 기업들이 꼼수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아이뉴스24 보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BBQ는 최근 기상이변 등으로 가격이 크게 오른 올리브유 비용 압박으로, 100% 올리브유를 사용하던 것에서 올리브유 50%를 섞은 블렌딩 오일로 레시피를 변경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치킨 가격 인상을 통해 비용을 충당할 수 없기 때문에 내린 결정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오비맥주는 11일부터 카스, 한맥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6.9% 올렸다. 오비맥주의 국산 맥주 제품 가격 인상은 작년 3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오비맥주는 재룟값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했다고 설명이다.

다만, 오비맥주는 소비자 부담 최소화를 위해 마트, 편의점 등에서 많이 팔리는 카스 500㎖ 캔 제품 가격은 종전 가격을 유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