儉, 대장동 김만배 구속중에도 측근에 “증거없애라”정황 포착

2023-09-23     최얼 기자
 대장동 개발 수익 은닉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더퍼블릭=최얼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로 야권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대장동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가 구속된 상태에서도 가족과 측근들에게 증거를 없애라고 지속적으로 지시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같은 정황을 근거로 김 씨에 대한 구속기간 영장을 재판부에 요청했지만, 받아드려지지 않고 김 씨가 풀려난 것으로 전해진다.

22일자 조선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김씨 아내가 다른 가족과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에서 김씨가 구속 중 변호인 접견이나 편지를 통해 증거인멸 지시를 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씨 아내는 검찰의 대장동 수사팀이 재편돼 전면 재수사에 착수하기 직전인 작년 7월, 다른 가족과의 통화에서 “(김씨가) 재수사를 할 수도 있다고, (자신이 보낸) 편지에 무슨 내용들이 혹시나 있으면 폐기하라고 그러더라”고 했다. 그러자 다른가족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진다.

검찰은 이외에도 또 다른 증거인멸 시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작년 7월 김씨 변론을 맡았던 로펌 소속 변호사가 최씨에게 김씨 재판 관련 자료를 부탁했더니 최우향 씨가 “저도 이번에 싹 폐기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최 씨는 김씨의 측근으로 ‘헬멧맨’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에 검찰은 최씨가 김씨의 지시를 받고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최씨가 대장동 재판을 매주 방청하며 쉬는 시간에 김씨와 귓속말을 주고받았는데 이때 증거인멸 지시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한성(화천대유 대표)씨 작년 1월 화천대유 직원에게 “검찰 압수 수색 나온다고 (자료를) 다 버렸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검찰이 이씨의 집을 압수 수색했더니 화천대유 관련 물건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게다가 최 씨와 이 씨는 텔레그램으로 소통했는데 대화 내용을 수시로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디지털 포렌식에 대응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휴대전화에 설치돼 있었다. 이에 이들은 김씨의 대장동 범죄 수익 일부를 숨긴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