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기 힘든 50억 클럽의 ‘벽’…박영수 전 특검 구속영장 ‘기각’에 檢 보강수사 통해 ‘재청구'

우리은행 출자자 참여 실패하자 ‘여신의향서’ 내 자금조달 ‘만점’ 가까이 받기도 “2015년 사업권 넘겨받으면 박 전 특검에게 200억 줘야한다” 진술도 ‘확보’

2023-06-30     김미희
[더퍼블릭=김미희 기자]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지난달 30일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박 전 특검은 대장동 민간 개발업자들을 돕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받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신병인도에 실패하면서,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이 지난 2월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데 이어 박 전 특검 또한 구속수사는 면하게 돼 50억 클럽의 ‘벽’이 높다는 분석 또한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박 전 특검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한 뒤 30일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주요 증거인 관련자 진술을 심문 결과에 비춰 살펴볼 때 피의자의 직무 해당성 여부, 금품의 실제 수수 여부, 금품 제공 약속의 성립 여부 등에 관해 사실적·법률적 측면에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현 시점에서 피의자를 구속하는 것은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보인다”며 “구속의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박 전 특검의 최측근인 양재식(57) 전 특검보의 구속영장 또한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영장 기각 직후 입장문을 내고 “다수 관련자의 진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들에 의하면 청탁의 대가로 금품을 수수 및 약속한 점이 충분히 인정되는 상황에서 법원의 기각 사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향후 보강수사를 통해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출자자 참여 실패하자 ‘여신의향서’ 내 자금조달 ‘만점’ 가까이 받기도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남욱 씨 등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약속받고 8억원을 수수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수재 등)를 받는다.

우리은행은 당초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출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2015년 3월 심사부 반대로 최종 불참했고, 대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는 참여하겠다며 1500억원의 여신의향서를 냈다. 그 결과 성남의뜰 컨소시엄은 민간사업자 평가 항목 중 ‘자금 조달’ 부분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최측근인 양 전 특검보와 공모, 2014년 11∼12월 컨소시엄 출자와 여신의향서 발급과 관련해 남씨 등으로부터 200억원 상당의 이익과 단독주택 2채를 약속받았다고 판단한다.

“2015년 사업권 넘겨받으면 박 전 특검에게 200억 줘야한다” 진술도 ‘확보’

대장동 토지 보상 작업에 대한 자문수수료 명목으로 100억원(전체 보상금 1조원의 1%)을 받고, 대장동 상가 시행 이익을 통해 나머지 10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것이 검찰 조사 결과다.

아울러 박 전 특검이 2015년 대한변협회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원을 실제 받았다고 본다.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의 역할이 축소된 뒤 김씨 등에게서 여신의향서 발급 청탁의 대가로 5억원을 받고 향후 50억원을 약정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박 전 특검이 김씨와 남씨, 회계사 정영학 씨 등에게서 나온 5억원을 대장동 분양대행업자 이기성 씨를 통해 받고, 다시 이 돈을 김씨에게 보내 화천대유의 증자대금으로 사용케 해 대장동 사업 지분을 확보했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로부터 “2015년 1월 남씨로부터 대장동 사업 주도권을 넘겨받으면서 ‘박 전 특검에게 200억원을 줘야 한다’는 내용을 인수인계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