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시민의 목소리를 듣다⑨]“가족이지만.. 지쳐요”

[기획: 시민의 목소리를 듣다⑨]“가족이지만.. 지쳐요”

  • 기자명 이은주
  • 입력 2018.04.20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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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으로써 노동을 하면서 집에서는 몸이 불편한 노인을 돌보는 이들이 있다.


서울시복지재단에 따르면 이들을 ‘일하는 가족돌봄자’라고 말한다.


이런 가운데 가족돌봄자들 중 상당수가 반복되는 생활, 특히 돌봄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시복지재단 연구평가본부 김미현 선임연구위원은 20일 장기요양재가서비스를 받는 부모나 배우자를 부양하는 서울시민 200명을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 결과에 따르면 '일하는 가족돌봄자 지원방안 연구-노인돌봄가족을 중심으로' 가족돌봄자는 여성이 88.5%로 집계됐다.


또한 가족돌봄자 평균 연령은 50.9세였으며, 가족돌봄자의 72.0%는 돌봄 대상 노인과 같은 집에서 생활했다.


하지만 가족돌봄자들은 돌봄으로 인한 심리·정서적 어려움(5점 척도 중 4.17점), 사회·문화적 활동 참여 어려움(4.03점), 신체적 어려움(4.02점), 경제적 어려움(3.70점) 등 다양한 어려움을 드러냈다.


특히 그 중 심리·정서적으로 매우 어려움을 느낀다는 응답이 35.5%를 기록했다.


<본지>와의 취재를 통해 54세 A씨(54세)는 익명을 요구하면서 가족돌봄자로써의 생활중 어려움을 토로했다.


A씨는 “자녀들이 대학을 다니고 남편의 직장생활이 곧 마무리 될 예정이어서 전업주부를 뒤로한 채 최근 마트에 취직하게 됐다. 하지만 집에 있는 노부모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일에 집중할 수 없을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노부모를 챙겨야 한다는 압박도 있으며, 내집에 돌아와도 웃을일이 없다는 점에서 우울함이 따라온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A씨는 “쉴틈이 없으며, 내가 일을해도 경제적 어려움이 해소되지 않으니 챗바퀴 굴러가듯한 생활이 이어진다. 심리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생활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복지재단에 따르면 김미현 선임연구위원은 "돌봄지원정책의 이용자 수가 적은 것은 정책 인지도가 낮다는 점도 있지만 주 돌봄자의 절반 이상이 10인 미만의 영세한 직장에서 일하는 등 정책 수용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서울시와 중앙정부가 각종 돌봄 관련 서비스를 통합하고 지역 주민을 비롯한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더퍼블릭 / 이은주 ejlee@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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