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인터뷰]최강희 전북감독 “우승은 선수들이 만들어 준 것”

[기획인터뷰]최강희 전북감독 “우승은 선수들이 만들어 준 것”

  • 기자명 김수진
  • 입력 2017.11.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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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수진 기자]최강희 감독(58)은 프로축구 전북현대의 5번째 K리그 우승을 이끈 장본인이다. 그는 지난 2005년 7월 시즌 도중에 전북 지휘봉을 잡은 이후 리그 5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2회, FA컵 1회의 타이틀을 따냈다. 그는 이러한 성과에 대해서 "선수들이 힘든 시기에 똘똘 뭉친 게 우승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최 감독은 2일 전북 완주의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우승기념 기자회견에서 "처음 전북 감독을 맡고 별(우승)을 하나라도 달 수 있을까 했다. 우승을 해서 전북이 명문 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섯번째 별을 달면서 감회가 남다르다"며 입을 열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만들어준 우승이다. 개인적으로 흔들리고 힘든 시간이 있었는데 오히려 선수들이 팀의 위기와 나의 어려움을 알고 똘똘 뭉쳤다. 선수들에게 고마운 감정밖에 없다"며 공을 돌렸다.


지난해 심판 매수 사실이 드러나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전북의 전 스카우트가 6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랜 기간 측근의 죽음으로 최 감독은 큰 충격을 받았다.


최 감독은 "이기고 지는 것은 내가 극복할 수 있지만 곁에 있는 사람이 사고가 난 후로 한 달 이상을 '이 일을 계속해야 하나'에 대해 생각했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시기였다"고 고백했다.


"너무 힘들어서 표정관리가 안 되고 훈련장에 나가지 못한 적도 있다. 그때 선수들이 스스로 극복해줬다.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될만큼 선수들이 했다. 우승이라는 큰 목표를 이루는 데 나보다 우리 선수들이 노력했다"고 더했다.


가장 고마운 선수로 베테랑 이동국(38)을 꼽았다. "이동국의 200호골에 대해 내가 더 간절했던 것 같다. 우승을 결정짓는 경기에서 200호골이 터졌으면 하는 생각을 계속 했는데 거짓말같이 이뤄졌다"며 "이동국은 훈련장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항상 묵묵하게 자기 역할을 했다. 대단한 기록도 세웠다"고 칭찬했다.


"주장 신형민, 최철순, 박원재, 조성환 등 경기에 잘 나가지 못하다가 갑자기 나가서 제 역할을 해준 선수들도 생각이 많이 난다"고 챙겼다.


유력한 최우수선수(MVP) 후보인 이재성(25)을 두고는 "김보경을 다른 팀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재성이 꾸준히 해줬다. 꾸준한 활약을 펼쳤기에 MVP를 뽑는다면 이재성이라고 본다"고 힘을 실어줬다.


전북은 2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우승을 확정했다. 최 감독은 벌써 내년 시즌을 구상 중이다. "K리그 챔피언으로 자신감은 있지만 챔피언스리그에 나가면 피부적으로 자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느낀다"며 "K리그를 넘어서 챔피언스리그, 나아가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싶다. 우리 팀이 정점에 있는 것 같아 보이지만 조금만 보강해도 충분히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구단의 지원을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팬들은 우리가 우승을 3개(리그·챔피언스리그·FA컵) 다 해야 한다고들 한다. 그러나 일정을 치르다보면 현실적으로 일주일에 3경기를 해야 할 때도 있다. 선수층이 두꺼워야 한다"면서 "2011년도에 더블(리그·챔피언스리그·FA컵 중 2개 대회 우승) 목전까지 간 기억이 있다.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더퍼블릭 / 김수진 sjkim@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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