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입가경 ‘한국타이어 후계자 분쟁’ 차녀 합류로 남매전원 참전

접입가경 ‘한국타이어 후계자 분쟁’ 차녀 합류로 남매전원 참전

  • 기자명 김은배
  • 입력 2020.09.25 19:5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형제의 난’ 업계 안팎 시나리오대로 파국 치닫나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좌)과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한국타이어 ‘형제의 난’이 업계의 예상 시나리오대로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차남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 아버지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의 지분을 넘겨받아 대주주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워낙 다른 형제들과의 지분차이가 압도적이라 형제의 난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쉽게 예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다만 언제든지 터질 수 있는 화약고처럼 비춰지던 것은 공공연한 사실로, 이에 업계와 언론 등에서 향후 형제들의 대립관계에 대한 무수한 추측이 제기됐다. 문제는 시간이 흐를수록 대부분의 예상이 적중해가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처음 군불을 뗀 것은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다. 아버지 조양래 회장이 차남에게 자신의 지분 전량을 양도한 것과 관련해, 아버지가 정상적인 정신상태에서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게 아니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성년후견심판을 청구한 것.

조양래 회장 측은 이에 대해 아무 문제없는 정상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하며 대응했지만, 이어 장남 조현식 부회장이 조희경 이사장의 성년후견심판 청구를 지지하며 합류하고, 최근엔 차녀 조희원씨까지 조양래-조현범 측과 다툼을 벌이며 조희경-조현식 진영에 합류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물론 이들 3남매의 지분 전량을 합쳐도 조현범 사장의 대주주로서의 지위에 범접하지 못한다. 다만, 거론되는 변수들이 몇가지 있다. ▲그룹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행보 ▲성년후견심판 결과 ▲조현범 사장이 진행중인 2심재판의 선고 등이 그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조현범 사장의 위기를 점치는 이러한 시나리오들이 예상에 불과하지만, 현재까지 업계 안팎에서 불거진 예상 시나리오들이 순차적으로 적중해가는 가운데 향후 가능성이 현실화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

차녀, 부친-차남에 ‘본인 계좌자금 임의사용 내용증명 발송’
성년후견심판 결과, 조현범 재판결과에 후계자 뒤집힐 수도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차녀 조희원씨는 조양래 회장과 조현범 사장이 자신의 계좌에 있던 자금을 임의로 사용했다며, 이달 초 법무대리인을 통해 이들에게 해당 출금내역에 대해 설명하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 내용증명에는 이들 부자가 사용한 금액이 8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적혀있다.

앞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희원씨와 조양래 회장·조현범 사장이 만남을 가졌지만, 고성이 오갈 정도로 양측의 갈등만 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맏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이 조양래 회장의 조현범 사장에 대한 사실상 후계자 지정에 대해 반발한 가운데, 남매 중 둘째이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의 지분을 10% 이상 갖고 있는 조희원씨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쏠린 바 있다.

사실상 ‘장녀-장남’ 대 ‘부친-차남’ 대결구도가 유지 돼 온 가운데, 조희원 씨까지 조희경-조현식 진영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당초 조희원씨는 조희경 이사장에 이어 조현식 부회장까지 아버지 조양래 회장에게 반기를 든 이후에도 지금까지 이들에 대한 공식지지 입장은 밝히지 않았으나, 조희원씨가 조양래-조현범 진영과 갈등의 골이 깊어지며 이같은 구도로 쏠릴 가능성이 올라간 것.

물론 조희원씨가 장녀-장녀 진영에 합류하더라도 지분율은 조현범 사장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다만, 조희원씨의 합류는 향후 조양래-조현범 진영을 뒤흔들 변수 중의 하나로 주목 받아왔다. 한국타이어 일가의 대결구도가 팽팽한 대치를 이룰 수 있는 디딤돌을 하나 건너게 되는 셈이다.

이제 남은 변수는 ▲그룹 지분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행보 ▲장녀가 신청한 성년후견심판 결과 ▲조현범 사장이 진행중인 2심재판의 선고 등이 있다.

현재의 지분 구도를 보면, 조현범 사장은 지난 6월 30일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지분 전량을 넘겨받음에 따라 현재 42.90%의 지분율을 확보한 상황이다.

나머지 자녀들의 경우 각각 조희경 이사장이 0.83%, 조현식 부회장 19.31%, 조희원씨 10.8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까지 더하면 37.21%로, 차남과의 차이는 5%대까지 좁혀지게 된다. 17.57%의 지분을 보유 중인 소액주주들을 잘 설득하면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들 지분 전량을 합쳐도 30.97%로, 여전히 조현범 사장이 우위에 있는 구도다.

첫 번째 변수는 국민연금이 지분 6.24%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이 ‘남매연대’의 손을 들어줄 경우 조양래-조현범 진영과 5%대까지 차이를 줄일 수 있다. 이 경우 17.57% 지분을 보유 중인 소액주주들의 설득 여부에 따라 지분율 구도를 반전시킬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국민연금이 어느 편에 설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변수는 이같은 구도를 흔들 수 있는 파급력이 좀 더 커 보인다. 조현범 사장의 재판 결과와 향후 나올 성년후견심판 결과가 그것이다.

우선 조현범 사장은 작년 말 회삿돈 수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4월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 추징금 6억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문제는 2심에서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될 경우 상황은 급박하게 조현범 부사장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억원 이상 횡령, 배임 등을 자행한 경영진은 복귀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결정도 이에 못지않은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조현범 사장은 조양래 회장의 지분을 받으면서 여기에 필요한 2천400억원 중 2천200억원을 NH투자증권, KB증권 등에서 주식담보 대출로 마련했다. 추후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현금을 증여받아 갚을 생각을 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문제는 조양래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결정 시 대출 상환과 관련해 법리 싸움이 진행될 수 있고, 이에 따라 조현범 사장이 조양래 회장으로부터 현금을 증여받기 어려워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조현범 사장이 현재 40%가 넘는 지분을 유지하지 못할 수 있어 진영 간 대결에서 지분율 우위를 지키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조 회장의 한정후견 개시 심판청구 심리를 맡은 서울가정법원 가사20부는 지난 11일 사건을 청구한 조희경 이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의 자녀를 관계인으로 등록, 이들에게 각각 재판 개시에 대한 의견제출요청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의견제출요청서는 일반적으로 14일 이내 법원에 의견을 제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며, 의견 제출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앞서 법원은 8월 중순 조양래 회장의 거처를 확인하는 사실조회회신을 강남구로부터 제출받았다. 자녀들이 의견제출요청서를 답신하면 이를 토대로 조양래 회장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더퍼블릭 / 김은배 기자 rladmsqo0522@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은배 rladmsqo0522@thepublic.kr

저작권자 © 더퍼블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