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저금리에 ‘빚투’ 열풍‥예‧적금 깨는 주식대란

코로나, 저금리에 ‘빚투’ 열풍‥예‧적금 깨는 주식대란

  • 기자명 김미희
  • 입력 2021.01.1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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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이미 ‘빚투’, ‘영끌’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가계가 주식 투자를 위해 굴린 돈이 사상 최대 규모인 약 23조원에 이르렀다.

하지만 동시에 가계의 금융기관 차입금도 기록을 갈아치워 가계 주식투자의 상당 부분이 대출을 통한 이른바 '빚투'라는 분석을 뒷받침했다.

14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2020년 3분기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30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64조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2019년 3분기(16조6천억원)보다는 14조원 이상 많다.

순자금 운용액은 해당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보통 가계는 이 순자금 운용액이 양(+)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의 방식으로 기업이나 정부 등 다른 경제주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3분기 가계의 순자금 운용액이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늘었다는 것은 투자·예금 등으로 굴린 여윳돈의 증가폭이 대출 등 조달액보다 더 컸다는 뜻이다.

조달액을 고려하지 않은 가계의 전체 자금 운용 규모는 83조8천억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작년 2분기(110조1천억원)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1년 전(40조6천억 원)의 두 배에 이르렀다.

자금 운용 부문을 나눠보면, 특히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22조5천억원)가 직전 2분기의 사상 최대 기록(21조3천억원)을 다시 넘어섰다. 전년 3분기(-8천억원)보다는 23조원 이상 많다. 채권 역시 1년 사이 4천억원에서 9조7천억원으로 불었지만, 2분기 기록(11조5천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예금은 줄었다. 예금 등 금융기관 예치금(24조5천억원)은 앞서 2분기(49조8천억원)보다 51% 줄어 작년 3분기(27조3천억원)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동시에 가계는 53조2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이 가운데 금융기관 차입이 52조6천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2009년 통계 집계 이래 분기 최대 기록이다.

정규채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가계·비영리단체의 자금 운용 규모가 커진 것은 증시 상승에 따라 주식 투자자금 운용이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거주자가 발행한 국내 주식뿐 아니라 비거주자 발행 주식(해외주식) 투자 운용액 모두 3분기 중 역대 최대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빚을 내 투자하는 주식투자 열풍이 불면서 만약 현재의 주식이 ‘폭탄 돌리기’와 같은 양상이 나타난다면 개인 등에 미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적금 대신 주식 시장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작년 3분기 예금자 보호를 받는 금융투자사 자금이 전년 3분기의 2배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예금보험공사(예보)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금융권 전체 부보예금(예금자 보호를 받는 예금) 잔액은 2천456조9천억원이었다. 이는 3개월 전보다 1.5%(37조3천억원) 늘어난 규모다.

더퍼블릭 / 김미희 free_003@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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