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가격 인상 없다’는 BBQ…과거 갑질에도 또다시 점주 상생 강조

‘당분간 가격 인상 없다’는 BBQ…과거 갑질에도 또다시 점주 상생 강조

  • 기자명 최태우
  • 입력 2021.12.16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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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연합뉴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BBQ가 치킨 업계의 잇따른 가격 인상에도 점주 상생을 외치며 당분간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가운데,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이슈 몰이를 위한 마케팅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은 지난달 22일 메뉴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교촌치킨은 지난 2014년 콤보 및 스틱 제품 등 일부 부분육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7년 만에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표 메뉴인 교촌오리지날과 허니오리지날이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교촌윙과 교촌콤보가 1만7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레드윙과 레드콤보, 허니콤보는 1만8000원에서 2만원으로 상승했다.

이번 교촌치킨의 가격 조정은 품목별로 500원에서 2000원까지 상향됐으며, 인상률은 평균 8.1%다.

업계 2위인 bhc치킨 역시 최근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bhc치킨은 지난 2013년 독자 경영 이후 8년 만인 오는 20일부터 일부 제품 권장 소비자 가격을 1000원에서 2000원 사이로 조정할 예정이다. 평균 인상률은 7.8%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주요 제품인 ‘해바라기 후라이드’는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부분육 메뉴는 제품별로 1000원에서 2000원 사이에서 조정된다. 다만, ‘포테킹 콤보’, ‘로젤킹’ 등 올해 출시된 신제품 5종은 가격을 동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이번 제품 가격 인상을 두고 인건비 상승과 물가 상승 등 외부 요인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점주 상생 외치던 BBQ, ‘당분간 가격 인상 없다’…입장 번복 가능성도

반면 업계 3위인 BBQ는 지난 15일 당분간 치킨 가격을 인상하지 않겠다며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당분간 가격 인상 없다’는 입장을 두고 대외적 이미지 메이킹을 한 후 번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15일 BBQ는 입장자료를 통해 “원재료비와 최저임금, 배달료 상승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있으나, 코로나19 여파가 계속 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고통 분담 차원에서 가격 인상 요인을 본사에서 부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맹점에선 이러한 사유로 제품 가격 인상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가격 인상 요인을 본사가 손해를 각오하고 흡수하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과거 BBQ의 행보를 비춰봤을 때 ‘당분간’이라는 단어에 내포된 다른 뜻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BBQ는 지난 2018년 11월 업계 단독으로 자사 대표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BBQ의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는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자메이카 통다리는 1만7500원에서 1만9500원으로, 써프라이드 치킨은 1만8900원에서 1만9900원으로 올랐다.

당시 치킨 가격의 마지노선이라고 불리는 2만원을 간신히 넘기지 않은 금액이며, 현재 bhc치킨의 인상가와 비교하더라도 1000원에서 1500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상생 협의기구인 동행위원회와의 논의 없이 단독으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당시 BBQ 측은 점주들의 끝없는 요구로 인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가맹점주 일부로 구성된 동행위원회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BBQ 측은 소비자 가격은 인상하지만 가맹점 납품가는 그대로 유지해 가격이 조정된 부분을 가맹점이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BBQ치킨 가맹점주들은 본사의 일방적인 통보였으며 품목과 가격, 시기에 대한 논의조차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당시 한 BBQ 가맹점주는 “가격 인상에 대해 전혀 들은 바 없이 통보받았다”며 “품목과 가격, 시기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동행위원회를 거쳤다고 했지만, 동행위원조차 모르는 가격 인상 단행”이라며 “꼭 올해 이렇게 (급하게) 올렸어야 했는지는 의문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즉, BBQ가 점주들과의 상생을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밝혔지만, 실제론 점주협의회와 논의하지 않고 가격 인상을 실시한 것.

이를 두고 업계 한 관계자는 “BBQ가 2018년 인상한 가격이 이번 경쟁사들의 가격 인상액과 비슷하거나 비싸다”며 “과거부터 BBQ는 입장을 여러 차례 번복했다”고 말했다.

 

가맹점 납품가 인상시킨 BBQ…2019년부터 마케팅 비용 추가 부과까지

이처럼 동행위원회의 논의 없이 가격을 인상했던 BBQ는 한달 뒤 가맹점에 납품하는 9개 핵심 품목의 공급 가격 역시 인상했다. 가맹점주들과 상생을 강조하던 사측의 주장과 엇갈리는 행보다.

BBQ가 가격을 인상한 지 한 달 뒤인 12월에는 가맹점에 납품하는 9개 핵심 품목의 공급 가격을 최대 700원까지 인상했다.

당시 대표적인 인상 품목은 신선육, 올리브 오일, 치킨무, 통다리 제품 등이 있는데, 이를 각각 300원(5.9%), 67원(4.3%), 50원(17.2%), 700원(8.2%) 인상했다.
 


해당 품목들은 모두 치킨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품목이라 점주와의 상생을 강조하며 소비자 가격을 올렸다는 기존의 설명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이 때문에 당시 업계에서는 이 같은 BBQ의 행보를 두고 ‘이율배반적’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기도 했다.

문제는 이 뿐만 아니다. BBQ는 지난 2019년 말부터 점주들을 상대로 닭 한 마리당 별도의 광고료 300원을 부과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당시 BBQ는 폭염으로 인한 무 가격 급등과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들었다.

아울러 점주들에게 동의를 받고 결정한 것이라 법적 문제가 없다면서 광고료 집행을 통해 점주와 본사가 모두 상생하고자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로 인해 BBQ는 점주에게 부과한 비용(광고분담금수익)이 지난해 약 79억원에 달한다. 당해 BBQ 마케팅 비용(광고선전비113억원, 판매촉진비13)이 126억원임을 고려했을 경우, 약 63%를 점주들이 부담하는 셈이다.

과거 광고료를 발판 삼아 점주와 본사의 상생을 주장했던 BBQ의 주장이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치킨 업계 관계자는 “치킨 업계 가격 상승의 선봉장이었던 BBQ가 3년 전 가격 조정된 현재가를 기준으로 고통 분담을 운운하며 가격 미인상 입장을 발표하는 것은 단기적 이슈 몰이를 위한 마케팅 행보일 뿐”이라며 “과거 행적과 대비되는 소신 있는 용기일지, 소비자 기만일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더퍼블릭 / 최태우 기자 therapy4869@thepublic.kr 

더퍼블릭 / 최태우 therapy4869@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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