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대선판 뒤흔들 ‘태풍의 눈’ 윤석열 앞에 높인 경우의 수?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1-23 11:2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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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로 각인된 尹…선택의 갈림길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 후 이동하고 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는 모양새다. 서울시장 선거의 경우 그동안 출마가 점쳐졌던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한데 이어, 곧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여야 대진표가 완성돼 가고 있다. 부산시장 선거와 관련해선 그동안 지지율에 있어 제1야당이 집권당에 앞선 것으로 집계돼 야권 승리 가능성이 높아보였으나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집권당이 제1야당에 역전하는 것으로 조사돼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이번 4‧7 보궐선거는 집권당 입장에선 정권재창출, 제1야당은 정권교체의 전초전 성격이 강해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데, 보궐선거라는 ‘전투’가 마무리되면 여의도 정치권은 곧바로 대선이라는 ‘전쟁’에 돌입할 것이다. 각 정당마다 대선이란 전쟁에 참전할 후보군들이 난립할 것이고, 이 중에서도 경선을 통해 옹립된 단 한명의 후보만이 정당을 대표하는 대선후보가 되어, 왕좌를 차지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른다.

집권세력에선 이낙연 집권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포스트 문재인’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야권에선 윤석열 검찰총장이 단연 미래권력 1순위로 꼽힌다. 다만, 윤석열 총장이 대권에 나설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하고, 나선다고 해도 과연 야권 대선주자로 나올지 여부도 단정할 수 없다. 이에 <더퍼블릭>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이후 여의도 정치권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윤석열 총장 앞에 놓인 경우의 수를 미리 짚어봤다.

 

체급 올라간 尹…檢총장→대선주자

文 대통령 “尹, 정치하지 않을 것”

신축년 새해 벽두부터 국내 증시는 코스피지수 3000선을 돌파하는 등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유행임에도 코스피 지수가 3000선을 넘어선 데에는 개인 투자자들이 공이 크다.

문재인 정부가 온갖 규제로 부동산 시장을 쪼다보니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성이 주식시장에 몰려 국내 증시를 주도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왜 이렇게 주식이 오르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주식시장 활황은 역설적으로 집 살 수 없는 사람들의 절망으로 인한 투자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주식이라도 하지 않으면 영원히 집을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반강제적으로 국민들을 주식시장으로 내몬 것”이라 분석하기도 했다.

시기마다 유행이 돌고 도는 패션처럼 주식시장에도 유행하는 테마가 있다. 현 시국에선 백신이나 제약 등 코로나 관련주가 대세인데, 지난 20일 합성피혁·합성수지 생산업체인 덕성의 우선주 종목이 장중 한때 가격제한폭(30%)까지 상승했다.

코로나 관련 종목이 아님에도 덕성 우선주 종목이 장중 상한가까지 치솟은 이유는 이른바 ‘윤석열 테마’로 분류됐기 때문이었다.

<아시아경제> 의뢰로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 16~17일 전국 1009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 윤석열 검찰총장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의 가상대결에서 46.8%의 지지를 받아 39.0%에 그친 이낙연 대표를 7.8% 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윤 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가상대결에선 표본 오차 이내의 박빙이긴 해도 윤 총장이 45.1%로 42.1%의 이 지사보다 3%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윤 총장이 여권 유력 대선주자와의 1대1 가상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으로 집계되면서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의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덕성 측은 “윤 총장은 당사 사업과 관련 내용이 전혀 없다”며 선을 긋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덕성 대표이사 및 사외이사가 윤 총장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이유로 윤석열 테마주로 지목하고 있다.

물론 하나의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윤 총장이 여권 대선주자를 능가한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대표에 이은 3위에 그치는 다른 여론조사도 있다. 그렇더라도 윤 총장이 대선주자 ‘빅3’ 중 한명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야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단연 1등 미래권력으로 꼽힌다.

윤 총장이 대선주자로 분명하게 인식된 건 지난해 10월 23일 실시된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다.

당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은 “(검찰총장)임기 후 정치를 할 마음이 있느냐”고 물었고, 윤 총장은 “저도 살아오면서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인데,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

윤 총장의 ‘퇴임 후 봉사’ 답변을 두고 여의도 정치권은 정계 진출 가능성으로 해석했고, 이는 대선주자 빅3로 부상하는 상황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따라서 퇴임 후 봉사라는 말이 정치를 하겠다는 취지는 아니었을 수도 있으나, 자의든 타의든 윤 총장은 이미 국민들에게 대선주자로 각인되고 있다.

 


윤석열, 대선판 나올까?…회의적인 시선들

그렇다면 윤석열 총장은 검찰총장 임기를 마친 후 정말 대선판에 참전할까.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마무리되면 정치권의 시계는 대선으로 향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당헌‧당규를 보면, 민주당은 대통령선거 180일 전까지 대선 후보를 선출해야 하고, 국민의힘은 120일 전까지 후보자를 선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선이 내년 3월 9일인 것을 감안하면 민주당은 9월 9일, 국민의힘은 11월 9일까지 대선후보를 확정지어야 한다.

물론 각 당이 당헌당규를 개정해 후보자 선출을 늦출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대선 일정을 감안하면 올 연말까진 대선후보를 확정지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보궐선거가 마무리되면 각 당은 후보자 물색과 경선, 공약 준비 등 본격적인 대선국면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다는 것.

윤석열 총장은 오는 7월 말이면 2년간의 검찰총장직 임기를 마치게 된다. 대선 국면이 한창인 시점이다.

이 때문에 윤 총장이 대선에 뛰어들지 여부가 정치권 초미의 관심사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전직 대통령비서실장은 윤 총장이 정치에 입문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영민 전 비서실장은 지난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윤 총장이 총장직을 그만둔 뒤 정치를 안 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물음에 “그렇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노 전 실장은 “윤 총장이 정치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고, ‘희망사항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8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윤 총장이 정치를 염두에 두고, 정치할 생각을 하며 총장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정치에 입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대권 경쟁에 뛰어들 일도 없을 것이란 게 대통령과 전 비서실장의 의중이다.

여론조사 역시 윤 총장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경제> 의뢰로 원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 16~1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윤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란 응답이 45.9%에 달했고, 출마할 것으로 보는 응답은 33.9%에 그쳤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서울신문·현대리서치연구소 조사 결과 또한 윤 총장의 대선 출마 전망에 응답자 57.5%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 답했고, 출마할 것이라는 의견은 25.1%에 머물렀다.

아울러 윤 총장이 정치에 어울릴만한 인물인지도 의문이다. 과거 권력은 당연하고 살아있는 권력도 문제가 있으면 사정의 칼을 들이대는 윤 총장이 유연성과 융통성, 대화와 타협이 필요한 정치와는 성향이 맞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 윈지코리아컨설팅

 

野 대선후보?…우파 쑥대밭 만든 장본인

文 정부 檢총장…‘정치는 살아있는 생물’

‘윤석열 찍어내기’의 역설…정치적인 레토릭

다만, 윤 총장이 정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는 해석도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에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도 갈등의 골이 깊어진데 따른 집권세력의 ‘윤석열 찍어내기’ 행태가 오히려 윤 총장의 체급을 키웠고, 따라서 자의든 타의든 윤 총장이 정치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윤 총장은 지난 1일 전국 검사들에게 신년사를 보냈는데, 이 신년사에는 ▶국민들께서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국민들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국민의 검찰이 되어야 한다 ▶국민만 바라보고 좌고우면하지 않을 것 등 ‘국민’이란 단어가 14번이나 등장한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9일 신임 차장검사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는 “국민의 검찰은 검찰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것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는 뜻”이라 말했고, 같은 달 3일 신임 부장검사 강연에선 “국민이 원하는 진짜 검찰 개혁은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눈치 보지 않고 공정하게 수사하는 것”이라 언급했다고 한다.

국민에 방점이 찍힌 윤 총장의 이 같은 언급은 법률가의 용어라기 보단 정치권에서 흔히 쓰이는 지극히 정치적인 ‘레토릭(수사, 설득하는 기술)’에 가깝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윤 총장이 퇴임 후 정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하고 있다.

이처럼 윤 총장이 대선 출마 여부를 공개적으로 밝히기 전까지는 나오느냐, 마느냐를 놓고 해석이 분분할 것으로 보인다.

野 대선후보? 전통적 보수층의 거부감…김무성 “최악보다는 차악”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그래도 윤 총장이 대선에 참전할 것으로 가정해 본다면, 어느 소속으로 나올지도 관건이다.

일단 윤 총장은 야권 대선후보로 지목된다.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윤 총장은 현 정권의 대척점으로 인식됐고, 특히 여권 지지층은 탄핵을 주장할 정도로 그에 대한 반감이 상당하며, 또 여권은 이낙연‧이재명 등 이미 걸출한 대선주자가 존재하지만 야권의 경우 마땅한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도 윤 총장을 야권 대선주자로 각인시켰다.

이에 따라 윤 총장이 퇴임 후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야권 대선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는 전통적 보수층에선 윤 총장을 썩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권 외곽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는 김무성 국민의힘 상임고문의 얘기를 들어보자.

지난 16일자 <신동아> 보도에 따르면, 김무성 고문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윤 총장은 국민의힘이 만든 (이명박‧박근혜)두 대통령을 구속한 사람인데 국민의힘에 들어올까. 우파를 쑥대밭으로 만든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김 고문의 이 같은 지적은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당시 문재인 정권의 적폐청산 기조에 따라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냈기 때문에 전통적 보수층은 그를 회의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고문은 그럼에도 윤 총장이 대선에 나설 경우 야당은 ‘반문연대’를 통해 윤 총장과의 관계를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고문은 “윤 총장의 힘은 우파만이 아니라 집권세력까지 손을 댄 데서 나왔다. 두드려 맞지만 굽히지 않으니 지지도가 올랐다”면서 “정치는 최악과 차악의 싸움인데, 최선이 없으면 차선을 택하고, 차선도 없으면 차차선을 택해야 한다. 차차선마저 없으면 ‘차악’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는 (야당)후보가 안 보이면 (야당은)지지율 높은 사람과 손을 잡아야 한다”며 “그때 ‘너 왜 우리 대통령들 구속했느냐’고 하면 손을 잡을 수가 있나. 최악과 차악 중 택해야 한다”고 했다.

정리하자면 윤 총장에 대한 집권세력의 반감과 여권은 이미 이낙연‧이재명 등 걸출한 대선주자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윤 총장이 대선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야권 후보로 나올 가능성이 상당한데, 그가 최상의 선택은 아니더라도 집권세력의 정권재창출이라는 최악을 피하기 위해선 보수우파 진영은 다소 거부감이 들더라도 윤 총장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


▲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1천명에게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물은 결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30.4%였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20.3%로 오차 범위(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밖에서 2위였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5.0%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각 여론조사기관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종인 “윤석열은 여권 사람”…文 대통령 “文 정부의 검찰총장”

반대로 윤석열 총장이 여권 대선주자로 나설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만은 없다는 시각도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윤 총장을 가리켜 “여러 가지 말이 많지만 그 사람은 지금 여권에 있는 사람”이라며 “여권 내부의 갈등 속에 있는 거지 그 사람이 야권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여권에서 찾다 찾다가 가장 적합한 사람이 없으면 그 사람을 선택할 수도 있는 거지 못할 것 뭐가 있느냐”고 했다.

‘여권에서요? 민주당에서? 민주당에서 어떻게’라는 사회자의 물음에, 김 위원장은 “정치라는 것은 갑자기 확 바뀔 수도 있다. 여당에서 유명한 총장 아닌가? 정치를 그렇게 단순 논리만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며 “정치는 갑작스럽게 확 변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며 여권 인사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윤 총장이 야권 후보로 대선에 나올 경우 여권에 큰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윤 총장의 정치적 입지를 여권으로 한정해 야권 후보로 나서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물론 윤 총장의 정치적 입지를 여권으로 한정해 야권 후보로 나서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도지, 윤 총장의 여권 대선주자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종인 위원장의 주장대로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기류가 바뀔지 모를 일이다.

 

<사진=연합뉴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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