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 법인세 절감 목적 부적정 회계처리…자회사 재무 전망치 ‘과대 추정’

김영일 기자 / 기사승인 : 2021-01-13 11: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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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한국석유공사(석유공사)가 배당수익금에 부과되는 법인세 절감을 목적으로 부적절하게 회계처리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지난 5일 공개한 ‘2019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검사’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2019년 8월 ‘2019~2023년 중장기재무관리계획’을 수립하면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자회사 ‘다나 페트롤리움(Dana Petroleum Limited, 이하 다나)’의 매출액과 배당가능이익(당기순이익), 배당가능 현금발생액, 배당액(석유공사의 배당수익)을 추정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이후 석유공사는 2019회계연도 결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영환경 변동 등을 이유로 당초 수립했던 중장기재무관리계획의 재무 수치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석유공사와 자회사 다나의 미래 예상 매출액과 배당가능이익 등을 다시 추산했다.

석유공사는 다나로부터 지급받을 배당금수익에 대한 미래 과세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석유공사의 미사용 세무상결손금 2억 9054만 달러(3197억원)를 활용해 각 사업연도 소득에서 공제한 뒤 이에 따른 이연법인세 자산을 8093만 달러(890억원)로 인식했다.

이연법인세는 이월하여 연기한 법인세를 말하는데, 당기 중 회계상 법인세 비용이지만 법인세를 나중에 납부하는 경우 이연법인세 부채가 발생하고, 반대로 미리 납부한 경우나 미사용 세무상결손금이 있는 경우 이연법인세 자산이 발생하게 된다.

상업성 없는 자원량+매장량 확인 안 된 광구=이연법인세 자산 과대 계상

그런데 감사원이 석유공사가 다시 추산한 다나의 미래 예상 매출액과 배당가능이익 등을 점검한 결과, 석유공사는 ▶상업성이 없는 자원량을 활용해 다나의 배당가능 현금발생액을 과대 추정했고 ▶실현 가능성이 낮은 탐사 광구권을 미래 과세소득으로 인식했으며 ▶이에 따라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석유공사가 상업성이 없는 자원량을 활용해 현금발생액을 과대 추정한 사례를 살펴보면, 석유공사는 ‘석유자원량 평가기준’에 따라 상업성이 확보된 석유매장량을 기준으로 미래 판매량을 추정했어야 했다.

하지만 석유공사는 다나의 배당가능 현금발생액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석유가 발견되지 않았거나 발견됐더라도 상업성이 없는 ‘잠재자원량’을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상업성이 없어 미래 과세소득의 실현가능성이 낮은 광구의 현금발생액 9억 2202만 달러(1조 141억원)가 포함되는 등 미래 예상 판매량과 현금발생액이 과대 추정됐다.

아울러 석유공사는 실현 가능성이 낮은 탐사 광구권을 미래 과세소득으로 인식하기도 했는데, 석유공사는 다나의 미래 배당가능이익을 추정하는 과정에서 다나가 모 에너지사로부터 탐사권을 양도받은 탐사광구 ‘복게(Bokje, 네덜란드 해상 광구)’의 예상 판매량을 추정매출액에 포함시켜 배당가능이익을 산정했다.

그러나 복게 광구는 모 에너지사가 시추활동 등 탐사를 실시하지 않아 2011년 7월 탐사활동 중단이 선언된 광구로 시장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다. 더욱이 석유공사가 2019회계연도 결산을 준비할 당시인 2019년 말까지도 복게 광구의 매장량조차 확인되지 않아 해당 광구로부터 발생할 미래 과세소득의 실현 가능성이 낮은 실정이었다.

그럼에도 석유공사는 복게 광구의 추정매출액을 5억 4021만 달러(5937억원)로 추산하고, 이를 2026년도부터 2029년도까지 다나의 추정매출액에 포함시켜 배당가능이익을 과대추정 했다.

국제회계기준에 따르면 미래 과세소득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만 이연법인세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러나 석유공사는 상업성이 없거나 석유 매장량조차 확인되지 않아 미래 과세소득의 실현 가능성이 낮은 항목들을 포함시켜 이연법인세 자산을 과대 계상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석유공사의 과대 추정은 당연히 연결재무제표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감사원이 석유공사의 과대 추정 오류에 따른 연결재무제표를 수정한데 따르면, 석유공사의 2019회계연도 자산은 18조 7311억원→18조 6618억원으로, 자본은 6002억원→5308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당기손순실은 849억원→1543억원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 “금융위원장, 한영회계법인 심리 후 적정 조치하라”

감사원은 석유공사에 대한 EY한영회계법인의 회계감사도 부적정 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회계감사기준에 따르면 감사인은 경영진의 회계추정치에 대해 도출방법과 추정의 근거가 된 데이터를 테스트하거나 감사인이 추정치를 독립적으로 도출하는 절차 등을 수행하도록 돼 있음에 따라, 한영회계법인은 석유공사의 경영진이 미사용 세무상결손금을 사용하기 위해 추정한 다나의 배당가능이익과 배당가능 현금발생액의 추정 근거를 면밀히 검토해 미래 과세소득의 실현가능성을 평가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이어 “그런데 한영회계법인은 석유공사가 다나의 배당가능이익의 산출근거가 되는 미래 예상매출액과 배당가능 현금발생액의 산출근거가 되는 미래 예상매출액을 서로 다르게 적용했는데도 그 차이의 원인에 대해 검토하지 않은 채 석유공사가 당초 기재부에 제출한 중장기재무관리계획을 활용해 이연법인세자산의 실현가능성을 검토했다며 회계감사조서에 사실과 다르게 기재했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그 결과 한영회계법인은 석유공사가 국제회계기준의 법인세 회계처리 규정을 위배해 이연법인세자산을 과대 계상했는데도 석유공사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 의견을 표명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2019회계연도 석유공사의 회계감사인이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외부감사 절차를 수행했는지 심리한 후 적정한 조치를 하라”고 통보했다.

양수영 석유공사 사장에게는 “감사 결과 지적내용에 대해 석유공사에서 2019회계연도 재무제표를 수정했고, 지난해 7월 28일 회계감사보고서를 재발행하는 등으로 조치함에 따라 시정이 완료됐으나, 앞으로 ‘공기업·준정부기관 회계사무규칙’에 따라 재무상태와 손익이 왜곡되지 않도록 법인세 회계처리 등 결산업무를 철저히 하라”며 관련자 주의를 촉구했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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