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박영선, 결혼‧출산 기본 가치는 행복? 지금 필요한 것은 낭만적 레토릭 아냐”

나경원 “박영선, 결혼‧출산 기본 가치는 행복? 지금 필요한 것은 낭만적 레토릭 아냐”

  • 기자명 김영일
  • 입력 2021.02.0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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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예비후보 페이스북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나경원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결혼‧출산 1억원 지원 공약에 대해 ‘결혼·출산의 기본 가치는 행복이다. 결혼이나 출산 문제를 돈과 연결시켜 가는 것에 동의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데 대해, 나경원 예비후보는 8일 “지금 시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달콤한 표현, 낭만적인 레토릭이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박영선 후보님, 달나라 시장이 되시려고 하느냐”며 이와 같이 밝혔다.

나 예비후보는 “박 후보께서 저의 청년‧신혼부부 공공주택 금융지원 공약에 대해 반론을 제기해주셨는데, 의미 있는 토론이 진행되는 것 같아 반갑다”면서 “저 역시 비혼과 저출산의 원인은 너무나 다양하며 경제적 관점만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어제(7일) ‘양육에 따른 부담, 출산에 따른 경력단절 문제, 자유로운 생활에 대한 선호 등 복합적인 사회적 요인들이 작용한다’고 말씀을 드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나 예비후보는 이어 “박 후보께서는 결혼과 출산의 전제조건을 행복이라고 말씀하시면서 ‘돈과 연결시켜 가는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하셨고, 즐거운 도시가 돼야 결혼과 출산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도 말씀하셨다”며 “그렇다면 박 후보님께 묻고 싶다. 어떻게 시민들을 행복하게, 즐겁게 해드릴 것인가. 그 ‘how to’에서 과연 주거 안정을 뺄 수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나 예비후보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시라. ‘결혼을 하고 싶어도 살 집이 없다’고 말하는 우리 청년들, ‘아이를 기를만한 경제적 형편이 안 된다’고 말하는 젊은 부부들은 지금 절박하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숫자가 27만 명대인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에 40만 명대가 깨져서 35만 명대를 기록하고, 그 후로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30만 대마저 깨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2018~2020년 3년간 쏟아 부은 저출산 예산만 무려 96조원이 넘는다. 그 돈 잘 썼으면 이렇게까지 안 됐다”고 지적했다.

나 예비후보는 “주거 불안정이 비혼과 저출산에 미치는 부정적 형향은 매우 크며 동시에 직접적이다. 박 후보님, 수많은 조사와 연구 결과를 한번 읽어보시라”며 “국토교통부의 ‘2019년 주거실태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가 가족계획 시 고려사항 1순위는 주거문제(37.6%)였고, 특히 여성의 49.5%가 주거문제를 꼽았는데, 경기도 조사에서도 비혼 이유로 ‘집값‧전월세 등 과도한 주거비용’ 응답이 남성의 경우 29%로 2위, 여성의 경우 21%로 2위로 나왔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육아정책연구소 보고서는 1985년부터 2014년까지 OECD 19개국을 분석한 결과 주택가격이 오를 때 출산율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며 “박 후보님, 내 집 마련의 꿈이 없는 도시, 당장 살 집이 없어 막막한 도시에서 과연 우리 시민들은 행복하고 즐거울 수 있을까요”라고 반문했다.

나 예비후보는 “자고 일어나면 몇 천만 원씩 집값이 올라 있는 걸 보며 시민들이 느끼는 좌절감과 박탈감을 외면하면서, 행복과 즐거움을 논한다는 것은 사치”라며 “시민을 더 외롭고 힘들게 만드는 무책임한 정치”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지금 젊은 세대가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로 불린다”면서 “젊은 세대가 꿈을 포기하는 도시야말로 미래가 없는 도시, 전혀 즐겁지 않은 도시가 아닐까”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꿈을 지원하자는 것이다. 마음껏 결혼하고 출산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다. 행복은 바로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라며 “박 후보님, 현실을 부정해선 안 된다. ‘달나라 시장’이 되시려고 하는 게 아니라면, 정말 우리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퍼블릭 / 김영일 기자 kill0127@thepublic.kr 

더퍼블릭 / 김영일 kill0127@thepubli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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